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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식
“제가 밀어 드릴게요.”
등 뒤에서 들려오던 당신의 음성이 여울지며 나를 물들이던 오월,
한줄기 바람에 뿌연 흙먼지가 일어 고갤 돌리니 거기, 당신이 서 있
었습니다. 그날은 해마다 협회에서 하는 나들이였는데 그해는 특별
히 황매산 진달래꽃을 보러갔습니다. 버스 차창을 스치는 오월의 풍
경은 엷은 듯 짙고 짙은 듯 엷어 마치 꿈 속 같았습니다. 논에 심겨
진 파리한 어린모 그 어린모의 순결함에 겨워 길이 열리면 먼 들녘
에서 새가 날아올랐습니다. 버스 안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웅성거림
에 돋은 설렘은 강이 되어 흘렀고, 강물에 닿은 햇살은 희미한 얼굴
로 반짝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