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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Ⅰ. 들어가는 말
오늘도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인권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인권확보를 위한 투쟁의 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인권’의 이슈는 인간답게 살기를 소망하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사회에서 억압받고 있는 소외계층을 논할 때 여성, 노동자, 장애인 등을 거론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가부장적인 사회문화속에서 여성이면서 장애인으로서 차별 받고 있는 여성장애인의 인권은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여성학과 여성운동은 비서구 사회에서 하나의 모델로 제시될 정도로 양적,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신혜수, 1999) 장애인운동도 1986년 장애해방원년을 선포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해 지난 10여년동안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여성장애인 문제는 여성운동과 장애인운동 어디에도 끼지 못한 채 논외의 영역이었다가 1990년대 중반이후부터 서서히 여성장애인 인권에 대해서 원론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차별에 대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여성장애인 이슈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이후로 볼 수 있으며 아․태 지역에서 여성장애인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 중반이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태 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선포한 아․태 장애인 10년 행동계획안에는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의 실현”이라는 기본 이념 속에 국가조정, 입법, 정보, 일반의 인식, 교육을 포함하여 모두 12개의 기초적인 정책 범주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행동계획안의 실행을 위한 목표와 권고 안을 보면 초기에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조항이 전혀 언급되지 않다가 1999년 11월에 작성된 최종 권고 안에는 여성장애인 관련 조항이 몇 차례 언급되어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1994년 6월에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태 여성관련 각료회의, 같은 해 10월에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 장애인 10년의 장애인 단체 비정부 포럼, 1995년에 방콕에서 열린 아․태 경제사회위원회 회의 등에서 여성장애인이 경험하는 차별과 특별한 요구를 논의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이 글에서는 먼저 여성장애인 운동의 맥락을 국, 내외적으로 살펴본 후 아․태지역 장애인 10년 행동계획안이 우리나라에서 여성장애인 분야와 관련하여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