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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발달장애인 ‘읽기 쉬운 자료’ 제작 고려점
2019-12-23 18:34:27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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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읽기 쉬운 자료’ 제작 고려점

단순화된 언어·문법, 그림보다 ‘상징’ 사용 적절

김경양 교수, “발달장애인 독자 거듭 고려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2-23 18:34:28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주최로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 성과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주최로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 성과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문해력이 부족한 발달장애인들은 투표소나 문화시설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선거공약집이나 키오스크 등이 긴 문장과 용어로 제작돼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초기지만 발달장애인을 위한 ‘읽기 쉬운 자료’ 만들기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읽기 쉬운 자료’ 만들기에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센터장 이리나, 이하 알다센터)가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읽기 쉬운 자료개발센터 성과보고회(이하 보고회)’를 열어 올해 활동 보고와 함께 ‘읽기 쉬운 자료 제작 전문가 양성 심화교육과정 교재개발 결과보고’ 통해 고려해야 할 점을 제시했다.

알다센터는 발달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쉬운 정보가 간결하게 담긴 ‘읽기 쉬운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가 개발한 읽기 쉬운 자료.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가 개발한 읽기 쉬운 자료. ⓒ에이블뉴스
우선 높은 문해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누구나 해석할 수 있는 ‘쉬운 말’을 사용한다. ‘근로’라는 한자어 대신 ‘돈을 받고 하는 일’, ‘키오스크’라는 외래어 대신 ‘사람이 없는 자동판매기’, 대설‧한파 등의 어려운 용어 대신 ‘눈이 많이 오는 날씨’나 ‘아주 추운 날’ 등의 간결한 우리말 위주로 내용을 구성한다.

또한 글의 이해를 도울 그림을 싣고 두꺼운 책은 얇게 나눠서 만드는 등 단지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알다센터는 읽기 쉬운 자료 제작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복실 서울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 조민제 장애인지역공동체 국장, 강희석 나야장애인인권교육센터 대표, 김미옥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 장차현실 프리랜서 작가 등 6명의 각계 전문가들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 관련 종사자들이 직접 읽기 쉬운 자료를 만들 수 있도록 ‘전문가 양성 심화교육과정 교재개발 연구(이하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의 책임연구원을 맡은 김경양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는 이날 보고회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읽기 쉬운 자료 개발에 있어서는 주 독자층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주최로 열린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 성과보고회'에서 김경양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가 '읽기 쉬운 자료 제작 전문가 양성 심화교육과정 교재개발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주최로 열린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 성과보고회'에서 김경양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가 '읽기 쉬운 자료 제작 전문가 양성 심화교육과정 교재개발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김 교수는 “읽기 쉬운 자료 개발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각 나라의 사회적 환경에 맞춰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읽기 쉬운 자료를 만들 때는 누구나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며 “먼저 해당 독자가 왜 읽기 자료를 읽는가, 독자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자료를 읽은 독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문해력 발달에 있어서 비장애인과 양적·질적으로 차이를 보임 ▲읽기 기능을 습득하는 속도가 느리고 음소지각 능력과 단어해독 능력이 낮아 문자 인식이 어려움 ▲누적된 실패 경험으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을 보임 ▲산만함과 과잉행동 등 매우 다양한 행동문제 등으로 정리했다.

문해력이 낮으면 단순화된 언어와 문법을 사용해야 하고, 음소지각이 어렵다면 소제목·글머리 기호·공백 등을 사용해 텍스트를 분리하고, 집중력이 부족하다면 여백이 많은 레이아웃을 사용하고 간단한 ‘상징’을 사용하는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맞춤형 자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

특히 김 교수는 ‘상징’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나 그림보다는 상징을 사용하는 것이 당사자들을 고려했을 때 더욱 적절하다는 것.

“당사자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담은 사진을 보면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며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작가의 의도가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의 경우 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당사자가 본래의 의미를 혼동할 수 있다”고 언급한 김 교수는 “그래픽 이미지로 상징의 사용을 권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발에 앞서 자료의 내용과 주제를 결정할 때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을 직접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발달장애인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반영해 초안을 작성해야 한다.

검토 작업 역시 당사자와 개발자가 함께 해야 한다. 작업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교재를 읽고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묻고 답하는 ‘능동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이해하기 쉬운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무엇에 관한 내용입니까?’, ‘무엇을 이해했습니까?’ 등을 질문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당사자의 의견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모든 말, 의사소통을 기록해 다시 한 번 자료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

김 교수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우리는 모든 이들의 읽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읽기 쉬운 자료를 개발하는 기관은 독자에 대해 충분히 고려할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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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kaf29@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