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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집행위원회 '2030 장애인권리전략 강화 커뮤니케이션' 표지 ⓒ유럽장애인포럼(EDF, European Disability Forum)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2026년 5월 '2030 장애인권리전략 강화 커뮤니케이션'(COM(2026) 541 final)을 공식 발표했다. EU 내 약 9천만 명에 달하는 장애인의 권리를 2030년까지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존 전략을 보강한다는 취지지만, 유럽 최대 장애인단체 연합인 유럽장애인포럼(EDF)은 즉각 "의욕이 부족하고 핵심이 빠졌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개정안은 접근성 강화, 자립생활 지원, 고용·교육 포용, 사법 접근, 재난 대응, 우크라이나 재건 등을 망라하는 8개 주력 이니셔티브(Flagship Initiative)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집행위원회는 보조기기와 AI의 상용화 촉진, EU 장애인 카드의 디지털 지갑 탑재, 철도·도로·해운·항공 전반의 이동 편의 개선, EU 자립생활 연대체 구성, 장애 포용적 평생교육 체계 수립,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 마련, 2027년 우크라이나 재건회의에서의 접근성 특별 행사 개최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현황 지표는 장애인이 처한 현실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2024년 기준 EU 내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56.4%에 그쳐 비장애인과의 고용 격차가 무려 24%포인트에 달하고, 빈곤·사회적 배제 위험률도 장애인은 28.8%로 비장애인(17.9%)을 크게 웃돈다. 18~24세 중증장애인의 조기 학업중단율도 44%에 이른다.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에 장애인 고용 목표치 설정, 자립생활 인프라 확충, 사회보호 현대화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EDF는 이번 전략이 UN 장애인권리협약(CRPD) 이행 의무를 다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EDF가 핵심 요구로 제출한 세 가지, 즉 유럽 접근성 전담 기관 설립, EU 장애인 고용·기술 보장제 도입, 보조기기의 가용성과 가격접근성 관련 입법이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DF는 이번 전략이 새로운 입법이나 전용 예산 마련보다는 연구·준비 작업과 이미 예정된 조치들의 나열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EDF의 야니스 바르다카스타니스 의장은 이번 전략이 방향성은 맞지만 실질적인 강제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집행위원회가 보다 강력한 조치와 전용 재원을 마련하고 평등 연합(Union of Equality)을 EU의 핵심 정치 의제로 다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EDF는 일부 긍정적 요소도 인정했다. 탈시설화 과정 모니터링 강화, 자립생활 지원센터 설립 촉진, 지적·정신·심리사회적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연구, 사법 절차 편의 가이드라인 마련, EU 전역 장애인 주거 실태 보고서 발간, 장애 관련 추가 생활비 산정 분석 등이 포함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EDF와 국제장애개발컨소시엄(IDDC)은 이번 전략 검토에 앞서 공동 의견서를 집행위원회에 제출했다. 양 단체는 기후위기, 무력 분쟁, 인도주의적 재난, 강제 이주 등 복합적 글로벌 위기 속에서 장애인의 권리가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며, EU 대외 원조 정책 전반에 장애 포용 기준을 구속력 있는 의무 사항으로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EDF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장애 포함 여부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EU 공적개발원조 활동의 63%가 장애 문제를 유의미하게 다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단체는 이를 근거로 장애인당사자단체가 EU 정책의 설계부터 이행,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 실질적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을 집행위원회에 강력히 요구했다.
EDF는 앞으로 며칠간 개정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EU 기관들과 협력하여 제안된 조치들이 실질적인 권리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s://www.social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