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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단 타이헨(TAIHEN, 態変)이 신작 〈브레인(Brain)〉을 오는 5월 15일(금)부터 17일(일)까지 서울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사장 방귀희)이 주최하는 이번 해외초청공연은, 공연과 동시에 김만리 예술감독의 43년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아카이브 전시 〈디바만리〉도 함께 개막할 예정이다.
공연 〈브레인〉은 뇌·신체·인공지능(AI)이라는 세 요소의 관계를 통해 인간과 생명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질문하는 작품이다. 뇌가 신체를 통제한다는 일반적 인식에서 벗어나, 신체를 중심에 두고 인간을 다시 이해하려는 시도가 핵심이다.
퍼포머 전원이 중증 신체장애인으로 구성된 타이헨은 “신체가 먼저이고, 뇌는 그 뒤를 따른다”는 감각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작업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I가 인간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한계를 통해 ‘정상적인 신체’라는 기준 자체를 다시 묻는다.
극단 타이헨은 1983년 김만리 예술감독에 의해 창단됐다. 이들은 신체 장애를 결핍이나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고유한 존재 방식이자 표현의 주체로 받아들이며 독자적인 신체 미학을 구축해왔다. ‘장애인 예술’이라는 명칭을 스스로 거부하고, 예술 자체에 대한 탐구에 집중하는 것이 이들의 철학이다.
바닥을 기어가는 움직임, 비정형적인 신체 표현은 타이헨의 무대에서 새로운 미학 언어가 된다. ‘아름다움’과 ‘추함’,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그것이 이들이 40여 년 간 이어온 작업의 핵심이다.
공연 기간과 같은 시기에 열리는 아카이브 전시 〈디바만리〉는 김만리 예술감독이 43년간 작업해온 사진·영상·문서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연대기 순이 아닌, 그의 예술적 삶을 관통하는 7개의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구성된다.
그가 30여 년에 걸쳐 발간해온 예술담론 잡지 『이마주(IMAJU)』 93권은 ‘뒤틀린 척추’를 상징하는 조형물 위에 펼쳐지는 방식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방귀희 이사장은 “기존에 갖고 있던 신체를 바라보는 관점과 감각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다양한 신체와 감각이 만들어내는 예술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모두예술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2023년 개관한 국내 최초 장애예술 표준공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