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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건의료 데이터 시스템 구축 시 장애포용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연구 논문이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회장 임재영)·충북대 보건과학융합연구소(소장 박종혁)는 한국의 보건의료 데이터 시스템의 장애포용적(Disability Inclusion) 수준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국제 보건정책 학술지 ‘Health Affairs Scholar’ 최신호(doi.org/10.1093/haschl/qxag012)에 게재됐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내 공중보건 감시체계와 국가 건강통계에서 장애 관련 데이터의 현황과 한계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장애포용적 보건 데이터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한 논평 연구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 명이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고 조기 사망 위험이 크다.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장애 여부에 따른 대표성 있는 건강통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건강 격차의 규모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은 1989년 도입된 장애인 등록제를 통해 장애 유형과 중증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 자료와 연계된 국민건강정보데이터베이스(NHID)를 통해 개인 수준에서 장애 상태에 따른 건강 격차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드문 수준의 장애 통합 데이터 인프라 사례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건강영양조사, 국가암등록데이터,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등 주요 국가 건강조사 및 통계에는 장애 식별 항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건강 수준을 직접적으로 비교·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행 장애 정의는 복지 수급 자격 판정을 위한 의학적 기준 중심으로 설계되어, 기능적 제한과 환경적 장벽을 함께 고려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 체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주저자인 박종은 교수는 “사회보장 행정데이터의 단순한 연계를 넘어 국가통계 및 데이터 정책의 설계 단계부터 장애를 포용하는 제도적 전환과 법적 의무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장애에 대한 정의 역시 기능 수준, 일상생활 수행 능력, 사회·환경적 요인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지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의 한나 쿠퍼(Hannah Kuper) 교수는 “장애 분야에서 세분화된 양질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UN 장애인권리협약(CRPD)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도 강조되는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에서도 장애인 건강 관련 공공데이터 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적으로는 장애포용적 데이터 시스템에 관한 지식·경험·혁신의 교류를 촉진하고, 글로벌 포럼과 실무그룹 활동 등을 통해 보건의료체계와 정책결정 전반의 장애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두 기관은 상호 협력 하에 ICF 기반 기능 중심 지표를 정책 설계 단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및 학계와 협력을 확대하고, 데이터 표준화 및 법·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역사회 의료기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장애인의 예방적 건강관리 접근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건강 불평등 완화를 위한 실행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장애인 건강 데이터 체계의 제도적 한계와 개선 방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을 위한 구조적 과제를 국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출처 = [더인디고 THE IND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