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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하루 절반을 정맥영양에 묶인 삶’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요구 목소리
2026-02-26 18:32:45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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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절반을 정맥영양에 묶인 삶’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요구 목소리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 장면. 전면 벽 상단에 파란색과 흰색 배경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으며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상단 큰 제목: “만성장부전 장애인 축구”  그 아래 굵은 제목: “TPN(총정맥영양)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  그 아래 일정 안내 문구: “일시 2026년 2월 25일(수) 오후 2시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맨 아래 작은 글씨 주최 문구(일부 판독 어려움 있음)  회의 테이블은 U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중앙에는 발언자들이 앉아 있다. 각 자리 앞에는 이름표가 놓여 있고, 마이크와 노트북이 설치되어 있다. 참석자들은 정장을 착용하고 토론 중이다.  사진 오른쪽 전면에는 대형 모니터 두 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화면에는 현수막과 동일한 제목이 표시되어 있다.  회의실 왼쪽에는 태극기가 세워져 있다. 전반적으로 국회 회의실에서 열린 정책 증언대회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다.

서미화 의원은 만성장부전·단증증후군 환우회,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과 함께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단장증후군, 만성 가성장폐색 등으로 인한 만성장부전으로 총정맥영양(TPN)에 의존해 살아가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장애인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터져 나왔다.

만성장부전 환자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중심정맥에 삽입된 의료기기와 연결된 채 일상을 살아가며 이로 인해 감염과 혈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외출과 통학, 취업이 모두 제한된 삶을 경험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상 장애인정이 되지 않아 돌봄과 교육, 고용 등 모든 부분의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미화 의원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성장부전·단증증후군 환우회,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과 함께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서 발제하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서 발제하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 ©에이블뉴스


매일 12시간 이상 정맥영양에 연결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는 환자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는 “장부전은 장이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다. 움직이지 못하거나 장이 짧아 소화할 수 없고 생명 유지와 성장에 필수적인 수분과 전해질,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중심정맥에 삽입된 카테터를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정맥영양(PN)을 공급받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장과 관련해 장애로 인정되고 있는 장루장애는 대장암이나 직장암 같은 질병 또는 사고로 인해 정신적인 배변·배뇨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술을 통해 복부에 인공적인 구멍을 만들어 배설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어 “우리나라는 가정정맥영양을 시행하고 있는 장부전 코호트를 구축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3개 의료기관에서 67명의 장부전 환자가 등록됐다. 이중 가장 흔한 장부전의 원인은 만성 가성장폐색(51%)이고 그 다음으로 단장증후군(39.2%)이고 선천성 설사 및 장병증(7.8%)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체의 75.5% 환자가 주 7일, 즉 매일 가정정맥영양을 시행하고 있었고 하루 평균 투여 시간은 12.9시간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하루 절반 이상을 정맥영양에 연결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었다”며, “특히 합병증으로는 70.6%가 최소 1회 이상의 중심정맥관 관련 감염을 경험했고 정맥영양 관련 간질환이 40%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고재성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가정정맥영양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고 현재는 의료기관의 가정간호나 중증소아 재택의료 시범사업으로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약사법에서 의약품 배송을 금지하고 있기에 가정정맥영양 배송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못해 환자나 보호자가 제조정맥영양의 경우 월 10회 이상, 상품형 정맥영양의 경우 월 1회 병원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맥영약 주입펌프 같은 의료기기, 수액세트, 주사기 등 소모품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급여를 제공하지 않아 환자가 전액 개인적으로 구매하며 펌프를 제외한 구입비는 월평균 57만 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맥영양의 경우 고가의 기계와 제한된 인력에 반해 수가가 낮아 제조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이며 가정정맥영양 관련 교육수당이 부재하고 재택의료 간호 인력의 수가 부족하다”며 제도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작 하루 4~8시간으로 학교에 가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12살 환아

“저는 소아장부전증으로 서울아산병원을 통해 가정정맥영양을 하고 있는 12살 아이의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장부전증으로 인해 관련 수술만 총 9번을 받았습니다. 구토, 설사 혈변, 마비성 장폐색 증상으로 수술과 치료를 계속해오다가 현재 가정정맥영양을 통해 하루 16시간에서 20시간 주사를 맞고 아이의 상태에 따라 4~8시간 정도 시간동안 학교를 가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철저히 아이의 의료 루틴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침 7시에 가족들이 일어나 아이의 세수, 양치, 식사 등을 돕고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아이를 학교에 등교시키고 아이의 점심을 위해 11시 50분 다시 학교로 갑니다. 오후에는 재활치료실에 다녀오고 다시 총정맥영양을 연결하고 밤이 되면 아이를 재우며 잠이 들었다가 수시로 아이와 수액을 확인하며 기저귀와 옷을 갈아입힙니다. 아이를 키우며 한 번도 밤에 3시간 이상을 잠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하루 15번 이상 설사나 혈변을 보고, 자면서도 4~5번 대변을 보기에 10년 동안 엉덩이 발진이 좋아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너무 피곤해 잠들어 밤중에 기저귀를 바로 갈아주지 못하면 아이는 상처로 아픈 엉덩이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넣고 긁어 이불과 옷이 피와 대변 범벅이 된 상태로 아프다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적장애로 등록돼 있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아이가 가지고 있는 연관 질환 중 가장 심한 장부전증에 대해서는 장루 외에 장애등록 기준 자체가 없어 다른 환자들은 장애인복지법상 보장돼 있는 국가의 기존 복지서비스를 하나도 이용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식사나 약물치료만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워 총정맥영양 치료를 지속하는 만성장부전 환자들도 장애등록 기준을 마련해서 일상생활에서의 제도적 보호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성장부전 환우 부모 이다래 씨)

가로 4열 구조의 표. 상단 제목 행은 다음과 같다. “대분류 | 중분류 | 소분류 | 세분류”  왼쪽 첫 번째 열 “대분류”에는 크게 두 범주가 있다.  “신체적 장애”  “정신적 장애”  ■ 신체적 장애  ● 중분류: “외부 신체기능의 장애”  소분류: “지체장애” 세분류: “절단장애, 관절장애, 지체기능장애, 변형 등의 장애”  소분류: “뇌병변장애” 세분류: “뇌의 손상으로 인한 복합적인 장애”  소분류: “시각장애” 세분류: “시력장애, 시야결손장애”  소분류: “청각장애” 세분류: “청력장애, 평형기능장애”  소분류: “언어장애” 세분류: “언어장애, 음성장애, 구어장애”  소분류: “안면장애” 세분류: “안면부의 추상, 함몰, 비후 등 변형으로 인한 장애”  ● 중분류: “내부기관의 장애”  소분류: “신장장애” 세분류: “투석치료중이거나 신장을 이식 받은 경우”  소분류: “심장장애” 세분류: “일상생활이 현저히 제한되는 심장기능 이상”  소분류: “간장애” 세분류: “일상생활이 현저히 제한되는 만성·중증의 간기능 이상”  소분류: “호흡기장애” 세분류: “일상생활이 현저히 제한되는 만성·중증의 호흡기능 이상”  소분류: “장루·요루장애” 세분류: “일상생활이 현저히 제한되는 장루·요루”  소분류: “간질장애” 세분류: “일상생활이 현저히 제한되는 만성·중증의 간질”  ■ 정신적 장애  ● 중분류: “발달장애”  소분류: “지적장애” 세분류: “지능지수와 사회성숙지수가 70 이하인 경우”  소분류: “자폐성장애” 세분류: “소아청소년 자폐 등 자폐성 장애”  ● 중분류: “정신장애”  소분류: “정신장애” 세분류: “정신분열병, 분열형정동장애, 양극성정동장애, 반복성우울장애”
장애인의 분류. ©국가법령정보센터


너무나도 험난한 지방거주 환아의 총정맥영양의 이용

“제 아이는 단장증후군이면서 남아있는 장에도 신경세포가 온전치 못해 장부전도 같이 앓고 있는 12살 여자아이입니다. 저희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총정맥영양 치료를 받다가 지금은 지방대학병원에서 총정맥영양을 처방받아 가정간호 중입니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가정정맥영양을 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가정정맥영양을 시스템이 병원마다 모두 다른데 그나마 체계적으로 시스템이 돼 있는 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이 유일하며 다른 서울 소재에 있는 메이저 병원이라 해도 가정정맥영양 인원을 아주 소수로 제한하거나 시스템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병원이 대부분이며 지방 소재 병원들은 거기에 비하면 더욱 열악합니다.”

“일단 총정맥영양 자체가 병원에서 처방과 반출이 안 돼 대학병원의 낮 병동 문 여는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오직 병원 외래에서만 총정맥영양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낮병동은 당일 수술 환자와 암 환자를 위한 곳이라며 환자들이 다 차면 당시 6살이었던 저희 아이는 자리를 비켜주고 폴대를 끌며 12시간을 병원 안에서 정처 없이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이것은 가정정맥영양에 대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폐해가 개인에게 고스란히 넘겨지면서 일어나가 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발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된 서비스와 체계적인 지원이 꼭 만들어져서 안전하고 안정적이게 가정정맥영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아이들을 제도 속에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각각 사는 곳에서 동일한 치료를 받으며 일상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단장증후군 환우 부모 박현지 씨)

한 사람의 성인으로 사회생활을 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느끼는 장벽

“20년째 총정맥영양을 시행하고 있고 만성 가성장폐색과 MMIHS 환자인 35살 김현영입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건강한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삶에서 경쟁이라는 말은 사실상 단 한번도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출발선부터 달랐기 때문입니다.”

“16살 때부터 총정맥영양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벌써 20년째 이어져 온 이 행위는 선택이 아니라 살기 위한 조건이었습니다. 이 조건 때문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학교라는 평범한 공간조차 저에게는 목숨을 건 모험이었습니다. 결국 중학교 입학 전 퇴학을 해야 했고 20대가 되어서야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사회 진입을 결심했을 때도 이 문제는 반복됐습니다. 집 근처 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가는 날조차 탈수로 인해 나가기 전까지 수액을 투여해야 했고 오래 나와 있을 수 없어 단기간 근무를 원했으나 현실적으로 원하는 조건을 찾아주는 일자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에도 그 흔한 아르바이트 경력도, 대학 이력도 없이 텅 빈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모두 의아한 눈빛을 던질 뿐이었습니다.”

“사회적 냉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의료 현장에서조차 나이라는 숫자에 가로막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선천성 희귀질환을 가지고 소아 전문의들의 도움을 받아 자랐습니다. 하지만 만 18세를 넘기는 순간 소아응급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성인 응급실을 이용해야 했는데 이곳의 의료진들은 소아 희귀질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한 채 처치가 필요한 골든타임을 허비하며 생명을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 반복됐습니다.”

“가족에게 짐이 될까,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게 될까. 늘 걱정하는 현실 소겡서 살아가고 있는 환자들의 삶을 우리는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요? 평범함을 꿈꾸지만 개인의 의지만으로 넘을 수 없는 투명한 벽의 존재감을 종종 느낍니다. 부디 투병한 벽안에서 저희가 고립되지 않고 세상 밖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제도로 응답해 주시길 바랍니다.”(가성장폐색 환자 당사자 김현영 씨)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서 발언하는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두유림 사무관. ©에이블뉴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서 발언하는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두유림 사무관. ©에이블뉴스
복지부, “오늘 이야기 장애 등록과 기준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두유림 사무관은 “오늘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 오늘 들은 모든 이야기를 잘 담아서 앞으로 장애 등록과 기준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참고해서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장애 등록이 신규로 된다고 하더라도 말씀해 주신 문제점과 어려움이 동시에,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적 지원에 검토를 별도로 해야 하고 잘 할 수 있도록 감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무원인 제가 감시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게 조금 이상할 수도 있지만, 관계자 분들의 감시가 필요하다. 감사와 지원에 힘입어 검토를 꼭 해보도록 하겠다”며 “만성장부전이 장애로 인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