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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AI 시대,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의 가능성과 위험 사이
2026-02-20 18:29:21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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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의 가능성과 위험 사이

 

인공지능(AI)은 교육의 방식과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과제를 제시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다양한 보조기술과 결합해 학습 접근성을 확장한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곧바로 교육의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AI는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을 확장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AI가 제공하는 가장 큰 가능성은 학습 접근성의 확대이다. 음성 인식, 자막 자동 생성, 문자-음성 변환, 예측 입력과 요약 기능은 장애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만든다. 학습 속도와 반복 횟수를 조정할 수 있는 AI 기반 학습 도구는 획일적인 수업 구조에서 어려움을 겪어 온 학생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은 장애를 개인의 한계로 환원하지 않고, 환경을 조정함으로써 학습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을 보여준다.

또한 AI는 교사의 교육적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학생의 반응과 학습 과정을 축적·분석함으로써, 장애학생의 강점과 필요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학생을 ‘특별히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다양한 학습자 중 한 사람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통합교육 환경에서 AI가 적절히 활용될 경우, 지원은 보이지 않게 스며들고 분리는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AI가 가져오는 위험 역시 분명하다. 첫째, 기술 접근의 격차 문제이다. AI 기반 교육은 기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접근을 전제로 한다. 학교와 가정의 조건에 따라 장애학생 간 교육 경험의 차이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

둘째, AI는 표준화된 데이터에 기반해 작동한다는 점에서 장애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평균값을 기준으로 설계된 알고리즘은 일부 장애학생을 다시 주변화할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의 관계성이 약화될 가능성이다.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다림과 조율, 상호작용의 과정이 핵심이다. AI가 교사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학습을 개인화된 화면 속 활동으로 축소할 경우, 장애학생은 다시 고립될 수 있다. 기술이 ‘돕는 도구’를 넘어 ‘대신 판단하는 존재’가 될 때, 교육의 인간적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AI 시대의 과제는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있다. AI는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장애학생의 삶과 선택을 대신 결정해서도 안 된다. 장애학생과 교사, 보호자의 경험이 반영된 기술 설계와 평가, 윤리 기준에 대한 교육, 공공성에 기반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AI 시대,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선택의 문제이다. 기술이 차이를 지우는 방향이 아니라, 차이를 존중하고 관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때 교육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AI는 해답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교육을 지향하는지를 묻는 질문일 뿐이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