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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정부 2026 장애인 예산안, 사실 '말이 아닌 상황'
2025-09-11 17:30:04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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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장애계에서 정부의 2026년 장애인 관련 예산책정에 불만을 느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일단 지금 상황은 ‘일단 말이 아닌 상황’이라는 점을 짚고 싶습니다.

먼저, 예산책정 계획 과정 자체가 정권교체 과정에서 복잡한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점입니다. 이번 이재명 정부는 6월 3일에야 출범했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책정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을 반영하는 데는 약간의 지연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몇몇 정책은 분위기를 타고 증감액 되겠지만, 장애인 관련 예산은 책정 자체에 국정철학을 녹이는 작업이 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했습니다.

두 번째로, 장애인 관련 예산 상당수는 ‘이번에 시작하면 계속 투입해야 하는 예산’, 즉 고정지출 요소가 큰 지점이 있습니다. 장애인 관련 예산은 대체로 한번 투입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무르거나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이 대체로 아니었고, 일부 장애계가 주장하는 예산의 속을 들여다보면 고정지출 요소가 큰 예산 위주의 요구였습니다.

최근 들어서 고정지출 비중이 컸던 프랑스에서도 예산 긴축 등을 시도했다가 내각 불신임 사태로 급히 다른 이를 총리로 지명했다지만 프랑스 의회가 강경하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탄핵안 카드로 맞서는 등 아직 한국에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장애인 예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일부 장애계가 요구하는 방식의 예산 증액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미리 해야 했습니다. 고정지출을 삭감하는 순간 관련 집단의 반발을 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여전히 일부 장애계가 요구하는 이른바 ‘권리예산’이라는 것 상당수가 전체 장애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제가 잔뜩 기대한다고 언급한 근로지원인 증원이라든지, 발달장애인 노동자 역량 개발 지원 사업 등에 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 청년 비중 증가로 인한 발달장애인 노동자 역량 개발 등은 이제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재의 장애계 정책 과제 수준으로는 아직 ‘뜬구름 잡는’ 주제의 예산 요구도 있었던 점은 지적받아야 마땅합니다.

마지막으로 OECD 평균을 요구하면서 그 전제조건도 OECD 평균이었나를 의심해야 합니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OECD 국가치고도 39개국 중 31위, 즉 하위권 수준입니다. 즉, 학생으로 치면 공부는 학급 평균 학습시간보다도 훨씬 이하인 하위권 성적의 성적밖에 못 내는 학생 수준입니다. 과도한 무리를 가하지 않는 선에서 한 박자씩 쉬어가면서 공부하는 그런 것도 아닌, 공부 자체를 등한시하는 수준에 가까운 지점입니다.

조세부담률도 낮은 수준에, 무슨 예산이 듬뿍듬뿍 나오는 것은 국채 발행 같은 카드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거기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영향으로 미국에 투자도 해야 하고, 군사비 지출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장애인 예산이 비집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챙기고 싶은 과목이 있어도 내일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이 산더미처럼 앞에 있는 꼴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카드를 내밀어야 예산 초안이라도 받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장애인 고용 활성화 제안 카드를 꺼내서 결국 장애인도 세금을 내게끔 하는 전제조건을 먼저 보여주는 제안을 해야 할 것입니다. 권리중심 일자리 그런 것 말고 일반 노동시장에서의 장애인 일자리를 말합니다.

또한, 보편 증세 카드를 먼저 꺼내는 시민사회 집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유세 같은 대안은 프랑스 등지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였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지만, 보편 증세 카드를 시민사회에서 먼저 꺼내는 집단이 되는 것은 나중에 이익이 될 지점이 될 것입니다.

즉, 정부 세입(稅入)을 늘려줄 수 있는 대안, 즉 재원 확대 방안을 먼저 이야기하면서 그 몫으로 달라고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입니다. 이제 점점 장애인 정책도 ‘세금 내는 장애인’이 우대받는 사회로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변수가 생겼습니다. 이재명 정부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그렇게 장애계가 적대시한 기획재정부가 분리되어 이제 예산 관련 사무는 이른바 ‘기획예산처’로 이관되는 방침이 나왔습니다. 이제 기획재정부는 개편될 것이고, 이제 새 상대 기관인 기획예산처와 상대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상대방이 바뀐 이상, 우리도 올해는 예산투정은 조금 접어두고 일단 2027년 예산에 더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정권교체부터 정부조직 개편, 그리고 내부 문제까지. 멀리 봐야 답이 나올 일이 지금 눈앞에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했지 않습니까? 2025년은 장애계가 ‘작전타임’을 가져야 하는 시간 같은 존재라고 말이죠.

출처 : 에이블뉴스 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