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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나라도움과 원천세 등 회계업무는 장애인이 혼자 작업하기에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e나라도움 화면 캡처[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최근 2년 동안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아래 장문원) 지원사업으로 장애예술인 창작활동을 했다. 장애예술인이 사업비를 받아 예술을 제작 및 창작하는 활동을 하고 연주회나 전시회 등을 통해 실적을 남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건 분명 가치와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개인의 돈이 아닌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사업비인 만큼, 해당 사업비를 처음 작성했던 사업계획서의 예산대로 정확하게 사용하고 이를 정산해야 하는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물론 사업비이기에 그만큼 꼼꼼하고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장애예술인이 가진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따라서는 회계 정산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선 매월 지출하는 사업비를 핸드폰에서 은행 앱을 통해 간편하게 계좌이체를 하는 게 아니라, e나라도움이라는 사이트에서 집행을 해야 한다. 교부된 사업비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금액만큼 집행을 하고, 해당 금액을 국고보조금 계좌로 옮기고, 이체를 하고 집행을 하면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는 사례비를 지급하기 위한 경우 지급 대상자의 주민등록번호, 은행명, 은행계좌번호와 집행할 금액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입력해야 한다. 또 사례비가 10만 원이더라도 그 10만 원의 금액을 온전히 지급하는 게 아닌, 원천세에 해당하는 3.3%를 제외한 금액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지급해야 한다.
이 작업을 혼자 하고 싶지만, 저시력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e나라도움 사이트에 접속해서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한 뒤부터 헤매기 일쑤다. 사업비 집행을 해야 하는 곳이 화면의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만 해도 시간이 걸린다. 사업에 선정되었을 때 장문원에서 안내해준 자료를 보면 e나라도움에서 어떻게 회계 작업을 하는지 나와 있지만, 이미지 형식으로 된 pdf 파일을 저시력으로 일일이 확대해서 보며 작업하기가 쉽지 않다.
어렵사리 회계 정산을 마무리한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해당 월에 사업비를 지출한 금액이 사업수행인력에 대한 사례비인 경우, 원천세 3.3%를 제외하고 지급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원천세 정산 업무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5월에 사례비를 지급한 경우, 다음달인 6월 10일 이내에 이전 월에 지출한 사례비에 대한 원천세 정산이 이뤄져야 한다.
원천세 3.3%는 e나라도움이 아닌 홈택스와 위택스라는 사이트에서 하는 회계업무다. 이 사이트에서 작업하는 것은 e나라도움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그만큼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냉정하게 사업비와 원천세 같은 회계 업무는 누군가의 지원 없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회계 업무 중 모르는 부분이 생겼을 때 장문원에서 안내해 준 자료만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문의를 해야 한다. 그럼 장문원 담당자는 e나라도움에 문의하라 하고, e나라도움에서도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웬만해서는 전화를 통해야 가능하다. 원천세 작업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 만큼 전화 문의를 통해 현재 처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설명하고 안내를 받으며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다.
기관이나 단체에서 사업비를 정산하는 경우에는 ‘회계’만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으니까 큰 어려움이 없지만, 장애예술인 ‘개인’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는 사업 수행뿐만 아니라 사업비 지출과 정산 등의 모든 과정을 장애예술인 개인이 담당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회계 담당자가 따로 없는 장애예술인의 경우에는 사업비 정산의 과정을 지원해주는 어떤 절차나 지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애예술인을 옆에서 지원해주는 활동지원사와 같은 사람이 항상 같은 사람이지 않을 수 있고, 항상 옆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매월 말 사업비 지출을 위해 일정을 잡아야 하고, 다음 달 10일 전에 또 일정을 잡아서 원천세 업무도 해야 한다. 지원해주는 사람이 중간에 변경되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고 적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장애예술인이 개인으로 예술 제작 및 창작 활동을 하더라도 장애유형과 정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마음껏 예술활동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회계 관련 지원제도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https://theindigo.co.kr/archives/6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