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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10여 일이 지났다.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이며,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면 대통령 인수위에서 향후 5년 동안 시민들의 삶을 챙기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할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계가 장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방법을 고민해 차기 대통령 인수위에 지혜롭게 잘 전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특수학교 기공식 참석은 의미 있어, 이런 곳엔 자신이 가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아울러 치매 환자 가족들처럼 발달장애인 돌봄에 국가가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대통령 발언도 언급했다.
2018년 9월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종합대책이 나온 후 관련 보건복지부 예산이 1년 새 5배 이상 증가해 작년 1,512억 원이 되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대통령의 시선과 공감을 디딤돌 삼아 비약적인 발달장애 정책 발전을 보였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차기 정부에선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로 발전시키길 기대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 소식을 들으며, 과거에는 지적·자폐성 장애에 관심이 없다시피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공식 석상의 화두가 되고 지적·자폐성 장애인 관련 예산이 늘어난 것만 해도 고무적이다. 그런데 이 예산 대부분이 사실은 돌봄 중심이며,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권리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관련된 예산은 미미하다.
더군다나 종합대책은 발달장애인 평생케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케어란 이름에서 보듯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돌봄 대상으로 봤다. 그래서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주체인 자조모임 지원, 결혼할 권리, 차별 없고 임금이 충분한 등의 질 좋은 일자리 정책 등 권리 주체가 되는 정책들을 종합대책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건 당연한 일이다.
근로, 고용을 보면 장애인 실업률이 비장애인에 비해 1.7배 높고,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실업률은 상당하다, 장애인 중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인구는 해마다 늘어만 간다. 일할 능력 되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많아진다. 이들에게 근로·고용대책을 세워 장애인 실업률을 줄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 사회에선 그런 걸 찾아보기 힘들다. 지체장애인, 감각장애인 등에 치중된 장애인 채용공고, 지적장애인 중심의 발달장애인 채용, 지적·자폐성 장애를 이유로 면접 탈락, 자폐 당사자들 대부분 대기업 자회사, 저임금 아르바이트, 단기 계약직에서 일하고, 보호작업장에서 월 10만 원 이하를 받는 지적장애인들도 많은 등의 현실이 있다.
지적·자폐성 장애인 당사자들은 이렇게 근로와 고용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질 좋은 일자리로 가기 위해 지적·자폐성 장애인에게 고등교육, 통합직업교육의 기회를 열어주고 이와 관련한 합리적 조정을 제공하는 등의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걸 들어보지 못했다. 정부·사회는 지적·자폐성 장애인 당사자들의 근로·고용 차별 현실을 모르던가, 설령 알아도 외면하는 듯하다.
또한, 차기 정부에선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로 발전시키길 기대한다고 했는데, 이에 관련되어 정작 중요한 지적·자폐성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는 배제된 채로, 부모들이 중심이 된 주장이 되고 있다. 국가책임제의 구체적 모습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물론 그 장애가 있는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는 부모라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사자와 부모의 생각은 같을 수 없고, 장애인 관련 정책 목소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 목소리인데, 이를 잊어먹은 듯하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우리 없이 우리에 대해 논의하지 마라)’라는 문구를 상기해야 함에도 말이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일반논평 제7호에는 정책 입안 시 자폐 당사자를 포함한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적·자폐·정신 장애인 등 정신적 장애인의 정책 참여는 국무총리 산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등의 자리에서 배제되고 있다.
대통령이 가야 할 곳은 특수학교 같은 곳이라 했는데, 특수학교는 장애인만이 공부하는 곳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는 걸 상징하는 곳이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선 특수학급과 특수학교를 늘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장애가 있는 자녀들의 부모들이 요구했던 거다. 사실은 장애인권리협약의 통합교육 방향과 정면 배치된다.
하지만 부모들의 주장 그 이면에는 지역사회에 초, 중, 고등학교 등이 있지만 학교에서 쉬운 자료로 자료를 바꾸는 등의 교수수정을 하는 특수교사가 미배치되고 특수교사와 일반교사의 공동수업에 대한 제도적 장치 미비 등으로 실질적 통합교육이 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 있다.
만약 실질적 통합교육이 된다면 부모들이 특수학교를 늘리라는 절규에 가까운 주장을 하겠는가? 사실은 부모들도 통합교육을 원하지만, 교육부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을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교로 분리해 내쫓아내는 정책을 취해온 거나 다를 바 없다. 하긴 장애인 교원 고용을 줄이라는 교육부면 말 다하지 않았나?
칼럼니스트 이원무 (wmlee7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