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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애보다 큰 상처, 병원의 횡포
2012-12-04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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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보다 큰 상처, 병원의 횡포
                             선택진료제와 의료사고

                                                                              서인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선택진료제는 2000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특진’, ‘지정진료’ 등의 용어로 쓰이던 말이다. 환자가 특정한 의사를 지정해 진료를 받는 조건에서 병원에서는 건강보험에서 정해 놓은 수가 외에 추가로 비용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자는 치료를 잘 받고 싶은 마음에 비싼 의료비일수록 더 좋은 것이겠거니 하며 특진을 신청하게 된다. 왜 그 의사가 더 잘 하는지, 얼마나 잘 하는지, 특진을 할 만큼 특별한 능력이 있는지, 어떤 분야가 능력이 뛰어난지, 왜 추가로 하는 자부담이 그렇게 많은 금액이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일단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특진을 신청하게 된다. 아픈 환자를 위한 기도하는 마음이 병원의 수익으로 이용된다.

특히 교통사고 등 응급환자의 경우는 당장 생명이 위독하거나 장애인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특진은 거부할 수 없는 강제적 진료이다.

이렇다 보니, 병원에다가 생의 모든 재산을 넘기고 세상에는 빚과 가족만을 남긴 채 치료의 혜택도 없이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많고, 선택진료비만 챙기고 사실은 특진은 하지 않고, 그러다가 의료사고까지 내고, 그 사고는 은폐하고 엄청난 정신적 상처와 물질적 의료착취와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파경을 남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병원에서 특진을 강요하거나, 회유·유도하고 환자의 불안심리를 최대한 이용하여 건강보험에서 정한 금액이 희망소득보다 부족한 부분을 이 방법에서 채운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선택진료는 돈만 뜯어낼 뿐 특진의 효과도 없고, 바가지를 씌우기만 하는 정도를 넘어 실제로 선택진료도 하지 않는 사기가 난무하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 달라고 아우성이고, 병원은 보험수가가 낮아 못 해 먹겠다고 난리다. 환자가 장애인이 되면 재활과 연계되기를 바라지만, 병원은 그러한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모든 것을 쏙 빨아먹고 버리는 꽃뱀의 애인처럼 배신감과 의료사고로 생긴 장애의 몸으로 거지신세가 된 환자를 거리로 내쫒아버린다.

장애인이 되어 재활의 꿈을 꾸거나, 장애를 받아들이기 위해 심리적 갈등을 가질 여유도 없이 그 남은 신체적 장애보다 병원에 이용당하고, 단물 다 빼앗긴 상처가 너무 커서 그 충격으로 생은 마비되고 만다.

2006년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대상자 서정열 씨의 병원 영수증을 보면, 요양급여 6935만8,093원 중 자부담은 15만7760원이다.

1년이 안 되는 입원비가 800만원이 넘으며, 채혈비가 1900만원, 주사비가 1500만원, 검사료 700만원 정도이다. 병원에서 한 일이라고는 피 넣고, 주사놓고, 입원시켜 둔 것 외에 특별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비급여 비용이 있어 3578만522원을 자부담해야 했다. 그 비용 대부분은 주사료였다. 그리고 특진료 800여만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했다.

상품의 구입은 물품이 남는 것인데, 의료는 결과를 알 수 없고, 건강이 담보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돌보는 행위와 재료라는 이유로 비용을 청구하는 대로 물어야 한다.

서씨의 경우 치료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진료비는 1억 5000만원이 넘었고, 자부담이 6449만원이었으며, 환자 자부담율은 41.5%였다. 그리고 선택진료로 인한 환자부담율은 16%에 달했다. 그런데 실제로 특진을 신청한 의사는 진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택진료는 전문의 10년 이상이거나, 조교수 이상으로 정하고 있으니, 그 이름을 빌려 다른 의사가 진료를 하고는 과잉청구를 하는 것이다. 차명의료 금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선택진료 대상 항목은 진찰, 입원료 등 10가지에 부과된다. 그리고 분야별로 진찰 55%, 입원료 20%, 검사 50%, 영상진단 25%, 정신요법에 50%가 추가되며 마취와 처치 및 수술 그리고 침구 및 부항은 100%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수술을 할 경우 환자는 더욱 불안하다. 특히 마취를 하는 경우 마취의 부작용을 걱정하게 되고 거의 모든 환자들은 선택진료제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상당부분 선택진료가 무시된다.

서울대 병원 겸직교수 연봉이 3억원과 2억원이 넘는 경우, 그 절반 가까이가 특진으로 인한 수당이다. 44개 상급종합병원의 선택진료비 합계가 1조원에 이르며, 이는 전체 수익의 8.27%에 달한다. 연간 병원 이용 환자 1400만 명 중 68%가 선택진료를 받고 있으며, 입원환자 200만명 중 77%가 선텍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 보험적용 외 수가 공개와 위법 병원의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여 환자의 알 권리를 증진하도록 권고한 바 있고, 국회에서는 선택 진료제를 폐지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도 있으나, 의료계는 모든 동네 병원까지도 선택진료를 할 수 있도록 확대해 달라고 강력한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이는 수술을 하면서 선택진료를 신청했는데, 그 의사가 수술 시간 동안 외래환자를 보고 있어 따졌더니 잠깐은 들어갔다 왔다며, 문제없다고 우기더란다.

손영준(23. 치제장애1급 와상 장애)씨는 2007년 고3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가해자는 환자를 태우고 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몇 시간 동안 거리를 헤매다가 병원에 데려갔다. 다리 골절을 치료하기 위해 몇 시간 후라도 병원에 간 것까지는 다행이었다.

다리골절 수술을 하기 위해 마취 등 모든 분야에 선택진료가 가능한 것이면 선택진료를 선택했다. 그러나 선택을 받은 의사는 수술에 참여하지 않았다.

일요일이라 마취과장은 집에 있었고, 1년 수료과정인 레지던트가 마취를 하였다. 레지던트는 옆 방 산모 수술실을 왕복하면서 마취를 하였는데, 마취약이 제대로 투여되지 않아 수술 도중 깨어났고, 통증으로 인한 쇼크로 인하여 실신하기도 하고, 심장이 멎기도 하였고, 인공호흡기 산소가 떨어진 것도 모르고 수술을 진행하다가 산소통을 들고 들어가는 등 난리가 아니었다. 결국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의식불명의 상태가 되었다.

영준씨는 현재 생후 100일 정도의 지능을 보이며, 와상 장애인으로 병원이 집이 되어버렸다.

울분을 참지 못한 부모가 5년이 지난 몇 일 전 경찰에 의료사고로 신고를 하자, 바로 그날 경찰에서 병원에 연락을 하여 선택진료비를 일방적으로 통장에 입금하여 돌려주었고, 경찰은 선택진료비를 돌려주었으니 선택진료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무혐의처리를 했다.

앞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책임을 증명해야 하는 부모로서는 난감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의료사고는 입증책임이 약자인 환자측이 아닌 병원측이어야 하며, 다른 부위의 수술도 아닌 다리골절 수술 도중에 의식불명이 되어버린 것은 누구나 봐도 의료과실임인데도 과실을 증명할 수 없다는 식의 판결로 또다시 가족에게 삶의 가치와 의욕을 짓밟고 상처를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의료사고를 방지하고 보상을 받을 시스템과 선택진료를 통한 폭리와 사기가 난무하는 병원의 횡포에 권력자들은 모두 한 편인가! 왜 제도적으로 장치를 하지 않는가?

이런 다중 피해자에게 장애를 수용하고 자립하라는 사치스러운 말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어느 학자가 의사그룹이 가장 개인정보에 대한 인권의식이 높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윤리가 아니라 구린 데가 많고 비밀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