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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부칼럼]이명박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근본적으로 해결하라
2011-06-23 10:45:00
관리자 조회수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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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근본적으로 해결하라

보건복지부는 5월 23일부터 6월 15일까지 진행한 복지사각지대 일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과 발표에 따르면 2만3669명을 발굴, 1만2135건 중 현재 4005건(33%)에 대하여 지원을 완료하였다고 한다.


공중화장실 3남매에 관한 TV 방송을 시청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진행했던 일제조사 결과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그 공로를 자랑하는 듯하다. 하지만 ‘경제 대국’, ‘복지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극단적인 빈곤의 단면들이 이제야 발굴되었다는 점에 대해 정부는 반성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복지부 발표결과를 살펴보면 그 대상 유형을 노인, 장애인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대는 40세 이상이 대부분이다. 노인과 장애인들이 극단적인 빈곤에 내몰려 있는 현실을 증명한다.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가난하다. 공적연금제도가 부실한 가운데, 공공부조 수급도 조건이 까다로워 많은 노인들이 절망적인 빈곤 속에서 노구를 이끌고 폐지 수집 등의 일자리로 연명하거나,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생계대책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OECD 평균 65세 이상 노령인구 빈곤율은 평균 13.3%인데 반해 한국은 45.1%에 달한다. 서울시가 2008년 65세 이상 노인 5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4.1%가 소득이 없다고 했고 29.4%는 월 50만 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소득 70%까지의 노인인구를 포괄한다는 기초노령연금은 고작 9만원 수준에 불과해 용돈연금이라는 비난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노인인구의 상당수는 기초생활수급 등 공적 지원이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자기준은 여전히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 돌리며 비현실적인 잣대로, 수많은 노인을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또 어떠한가? 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인연금이 최대 15만원까지 지급되지만, 이것으로는 장애에 따르는 비용 충당도 어렵다. 대다수의 중증장애인이 현재의 노동시장에서 소득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은 전무한 실정.


기초생활수급자격이 장애인에게 확대되어야 함에도, 부모가 있다는 이유로 수급신청을 하지 못하여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는 장애인들이 많고, 시설에서 나오고자 하더라도, 주거 문제와 더불어 가장 큰 장벽이 되는 것이 소득이 없다는 것.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자립생활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제반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무자 기준은 장애인들을 절망의 빈곤에 내모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 진입장벽 등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 문제도 심각하지만,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지 못하면 아무런 복지지원을 받을 수 없는 현 복지 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일시적인 복지지원 연계와 구제조치로 해결이 불가능하며 근본적 제도 개선 및 복지 지원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이번 일제조사의 한계를 증명하는 대목이 발굴된 이들의 이후 조치내용과 현황이다. 지원이 완료된 4005건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 지원된 건은 1186건이다. 나머지는 긴급복지, 사회서비스, 지자체지원, 민간후원, 기타 등 일시적인 지원이 이루어졌다. 미지원 결정이 난 경우도 25%인 3,042건에 이른다. 지원기준을 초과(981건)하거나 위기상황에 미해당(1192건)되는 사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발굴된 사례 중 4분의 1은 지원대책이 전무하고, 지원완료된 사례 중 4분의 1 수준의 사람들에게만 기초생활 지원이 이루어진 이번 일제조사 결과는 참으로 부끄러운 한국 복지의 수준이다.


이미 2009년에 기초법 사각지대가 410만 명에 이른다는 정부자료가 있다. 보건복지부가 일제조사를 시작하기 전, 기초법 개정 공동행동이 4~5월 간 진행한 부양의무자 기준 피해 집단수급신청 상담사례집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하며 다시 한 번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였지만 예산 부족 핑계뿐이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연일 뉴스지면을 차지하며 ‘찾아주세요, 알려주세요’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일제조사 한 번으로 문제를 덮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부양의무자 가구 소득기준을 소폭 완화하는 수준에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나마도 예산협의가 안 되면 못 한다고 엄살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발굴, 지원 체계를 상시화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을 통해 기존 복지사각지대 문제해결을 추진하며, 대상자 보호를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 통합사례관리를 내실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체계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신뢰하기 어려운 공약(空約)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10년간의 기초생활보장제도 운영과정을 통해 똑똑히 지켜보았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 고물가저임금 시대, 영세자영업의 몰락 등 서민들의 생계가 휘청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칫 넘어지면 영원한 빈민으로 전락해버리는 절망의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복지제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보완이 절실하다.


가장 가난한 이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이렇게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할 의지 없이 복지니, 민생이니 운운하는 것은 기만이다.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가 한창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 개정이 즉각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금번 복지부 일제조사는, 절망적인 빈곤을 초래하는 한국 사회 구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빈곤사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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