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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서민정책과 서민정책
2010-08-03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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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정책과 서민정책

 

서인환(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한나라당이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참패를 한 후 전당대회를 하여 책임을 묻고 국민에게 사과를 하는 등 그 동안의 잘못을 인정하였다. 철저한 낮은 자세를 보이고, 그리고 3개월 후인 보궐선거에서 친서민정책을 내세우면서 4대강의 반대와 사찰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에 야당의 주장인 현 정부의 심판보다 서민이라는 주제가 더욱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혹자는 한나라당은 서민들로 구성된 조직이 아니므로 결코 친서민이 될 수 없으며, 친서민은 정치적 슬로건에 그칠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또 다른 혹자는 여러 가지 정책에서 친서민 정책을 펴 나가는 가시적 실천이 있고, 국민지향적 공천개혁 등 기대할 만한 방향성을 분명히 보이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세종시 수정안의 부결은 국회의 부결처리가 직접 원인이지만 국민의 반대가 그 부결에 힘을 싣게 된 근본 원인일 것이다. 특히 지자체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당수 권력을 잡은 상황에서 4대강을 추진하는 데에 국회의원의 수가 월등히 많은 다수당이라 하더라도 그 사업의 추진에는 국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낀 한나라당은 그 돌파구를 서민정책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 이명박 정권의 하반기 정책은 서민정책으로 대변하도록 추진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 일시적 지지를 위하여 사탕발림 정책을 표방한 것에 불과한 것인가? 순진하고 과거의 상처를 잘 잊어버리고 웃으며 다가오는 정치인에게 또 희망을 걸어보는 서민들의 정치참여 패턴을 교묘히 이용한 것인가?

어쨌든 비록 보궐이라 하더라도 승리를 잡으면서 여당 정권은 돌파구가 없어 보이던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안정적 운영을 할 터가 마련되었다.

친서민 정책은 서민을 생각하는 정치이다. 정치하는 사람은 서민은 아니지만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당한 잠재적 정치력을 보이는 사람을 왕의 아들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을 왕이라고 말하는 수준에서 친서민 정치를 생각해 보면, 왕이 백성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궁 안에 조금의 농사를 지어 시범을 보이는 것이다. 왕이 서민의 생활을 멀리서 지켜볼 수 있도록 창을 내어 항상 서민을 바라보며 걱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왕이 서민이 될 수는 없다. 그 왕의 대에서 아니면 그 몇 대 후손인 왕에게서 언젠가는 그 서민정책은 얼마든지 변할 것이다.

서민정책에도 돈이 들어간다. 헐벗고 굶주린 백성을 먹여야 하고, 고통을 받는 국민의 부담에서 풀어 주어야 하고, 삶의 터전과 안정된 생활을 위한 수익유지가 되도록 국가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민의 사회권을 권리로 인정하고 국가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국가 재정으로는 4대강과 같은 추가적 재정 부담에서 또다시 친서민정책을 펼 여력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 중심을 중소기업이 공생하도록 한다거나 세금감면이나 물가안정 등의 정책을 통하여 친서민 정책을 개발할 수 있겠으나 적극적 분배정책을 펴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진정한 친서민 정책이라면 성장지향적 성장정책을 수정하여 분배와 평등의 정책으로 전환함을 의미할 수도 있는데 아직 그러한 정책까지 기대하기에는 증거로 채택할 만한 정책이 그리 많지 않다.

친서민 정책이 아니라 서민정책을 말하자면, 서민의 주체성과 당사자성을 인정하고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서민이 정책 결정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서민의 민심을 읽어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이 직접 정치하는 것이다. 실제 민주주의는 그러한 것이다. 이론적으로만 그렇지 정치는 직업의 일종이고 전문가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을 위하는 대상으로 인식할 것인지, 협상의 대상으로 생각할 것인지, 결정자로서 주체성과 당사자성을 인정할 것인지 등 서민의 격에 대한 등급은 다를 수 있다.

요즘 방영되는 ‘동이’라는 드라마에서 왕이 ‘서민을 생각하면서 백성의 한 집단인 천민의 고통은 살피지 못했다.’는 말을 하였다. 활인서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국민들이 그 날 배급량이 끝났음에도 달려드는 것에 대하여 무력으로 막는 것을 보고 왕은 요즘말로 고쳐보면, 서비스 전달체계의 개편을 지시하는 장면이 있다. 서민의 요구를 막는 것이 법으로 만들어져 있지는 않은지, 서민 속에 장애인이나 여성 등 적극적 정책이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고, 친서민정책이 아니라 서민정책으로 나아가, 서민정책이 일시적 돌파구를 위한 슬로건으로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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