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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부칼럼]④주거권-6·2지방선거 장애인정책 5대 주요 어젠다
2010-06-04 09:18:00
관리자 조회수 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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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의제

6·2지방선거 장애인정책 5대 주요 어젠다 - ④주거권

안진환(장애인사회연구소장)

주거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기본권이자 인권이다. 주거와 관련해 세계 각국은 세계인권선언과 헤비타트 이스타불 선언, 동아시아 주거복지선언 등을 통해 ‘적절한 주거의 권리’를 가져야 함을 선언하고, 세계 각국이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9년 12월 22일 ‘비주택 거주민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비주택 거주민 중 장애인인 비율이 무려 26%에 달했다는 지점이다. 이는 2008년 전체 인구 중 등록 장애인의 비율 4.5%의 6배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여기서 말하는 비주택은 주택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열악한 거처, 즉 ‘주거 빈곤층’을 말한다. 전혀 거처라고 여겨지지 않는 pc방, 다방, 만화방과 같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이용하는 비숙박용 다중이용업소, 여관·여인숙 등의 숙박업소, 찜질방이나 사우나실, 쪽방, 옥탑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움막 등이 이에 속한다.

이처럼 수많은 장애인들이 매우 열악한 공간에서 칼잠을 자며 모진 생명을 겨우 이어가거나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절반을 방값으로 지불하고 끼니를 굶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3대 권리로 활동보조서비스와 소득보장, 그리고 주거권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장애인들의 비참하기 짝이 없는 주거환경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주거권을 권리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우리사회에서 주거공간인 주택은 ‘재산목록 1호’이거나 돈을 벌기 위한 투기대상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일 게다. 현실이 이러하니 주거의 문제가 권리로써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해왔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주택보급율이 108%에 이르고 있지만, 주거불평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보금자리주택, 뉴타운건설, 시프트(SHift) 정책 등 가진 자들만의 주택정책으로 인해 주거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높은 주택 구입가격, 중대형 주택 중심의 공급 정착은 원주민의 재정착율이 낮고 저소득층의 접근을 어렵게 할 뿐이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사회의 대표적 소외계층인 장애인당사자이다.

최근 생활시설을 박차고 자립생활을 염원하는 장애인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현 주거정책은‘무주택세대주원칙’, ‘일정기간 거주원칙’, ‘다수인 가구원칙’ 등으로 국한하고 있다. 시설 생활 기간의 거주기간 불인정으로 인해 시설장애인은 뾰족한 주택구입 방법이 전무한 상태이며, 시설에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주택정책의 원칙들은 시설 생활인의 주거이동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침해하는 반인권적 정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장애인의 주거권 보장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우선 재개발공공임대아파트나 국민임대아파트 등에 대한 장애인특별배정물량을 과감히 늘려야만 한다. 지금은 전체 특별공급물량 20% 내에서 다른 저소득층과 동일하게 분배되고 있지만 이 부분은 각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반드시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일반 비장애인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다른 주택재고시장에서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중증장애인의 경우 그나마 접근성이 확보된 임대아파트 형태 외에는 사실상 입주가 불가능한 현실상황을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쿼터제 도입 및 실시를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 몇몇 국가에서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데, 임대주택쿼터제란 지자체가 자치구 내 총 주택(가구)수의 일정비율을 임대주택으로 확보하여 서민의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제도이다. 프랑스는 도시기본법(1991) 및 이후의 사회연대및도시재개발법(2000)을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지자체는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전체주택의 20%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영국 런던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35% 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도 하루바삐 장애인에 대한 임대주택 쿼터제 도입을 전면 실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2005년 말 현재 임대주택의 비율이 전체주택의 3%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유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점유가 보장되는 임대주택이 전반적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확대되는 임대주택의 일정량인 10%(장애인 출현율 10% 기준)를 장애인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반드시 확보하는 정책이 최우선적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주택개조 지원사업의 문제점인데, 완성된 주거공간에 대한 ‘사후적 보완’의 성격에만 치우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근본적 접근방식이 필요한데 주택의 신축 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디자인(UD)의 적용을 통해 장애인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지자체는 물론이고 대한주택공사 또는 지방공기업이 국민임대주택기금을 지원받아 신축 및 재건축하는 임대주택의 경우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하여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을 건설하여야 한다.

장애인의 신체적 특성과 보조기구 사용 등을 고려한 주거의 면적, 방의 개수, 구조설비성능 등에 대한 장애인최저주거기준을 설정해 최소한의 주거 기준을 의무적으로 마련하여야 하고, 이를 통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장애인 가구의 주거를 개선하는데 각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