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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보도자료 [논평] 한국장애인개발원! 혁신의 청사진 내놔야
2015-11-03 19:13:46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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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한국장애인개발원! 혁신의 청사진 내놔야

분명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전진과 후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9월, 한국장애인개발원(이하 개발원) 신임 황화성 호(號)가 산고 끝에 힘차게 닻을 올렸다. 혹여 개발원이 장애인정책개발의 ‘옥동자’로 거듭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 역시나 과거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또 다시 ‘사생아’로 전락할지 장애계는 관심과 근심의 교차점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신임 황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대외적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장애인복지 현장의 여론 청취, 장애인단체장과의 간담회, 유관기관 방문 등 소통과 공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기는 하다. 긍정적인 변화이다.

 

문제는 황화성 원장 체제의 성패가 “조직 내부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구태와 악습의 구체적 청산 의지에 달려 있다”는 중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개발원이 우리나라 장애인정책의 미래를 설계하고 본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은 전문인력 충원, 인력의 재배치, 과감한 조직 개편, 수행사업의 재조정 등의 고통 없이는 당최 길찾기가 불가능하다.

 

 

   먼저, 양질의 인력 확보 및 안정적인 일자리 유지를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덮고도 넘치는 비정상적 고용 형태에서 ‘장애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아니다.

 

실제 장애계가 공분하고 있는 ‘복지축소 및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정국에서 장애인개발원은 어떠한 존재감도, 역할도, 기능도 없었다. 도처에서 ‘밥 값’도 못한다는 비난과 함께 장애인개발원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회복지계는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으로 약 640만명의 사회적 약자들이 복지축소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비목록에 장애인활동지원 추가지원, 수화통역센터와 손말이음센터의 통폐합, 여성장애인출산장려금 지원 등 장애인복지사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장애인의 생존권과 기본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천하태평인 개발원의 자화상은 증오감만 증폭시켰다.

 

 

   둘째, ‘노회하고 배부른 윗선 관리자’만 있고 ‘배고픈 중간 관리자’가 없는 조직의 기형적 인사구조를 꼽을 수밖에 없다. 상층부와 하층부 ‘따로 따로’ 노는 즉, 서로의 운동장에서만 맴돌고 있으니 조직에 생동감이 없고 지향성과 방향성을 상실하는 우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개발원이 장애계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전 직원에 대한 업무 능력 재평가 등을 통해 최적의 역할을 부여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피’도 수혈해야 한다. 그렇다고 장기 근속자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차제에 순환보직 발령 시스템을 가동하길 바란다. 곧 설치될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정 부서에 특정 인사의 ‘붙박이 배치’는 구질서에 대한 향수만 자극할 뿐이며, 자리보전에 대한 관성에 빠지지 쉬운 구조다.

 

 

   셋째, 간판을 바꿔야 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을 ‘한국장애인정책개발원’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논의는 개발원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정체성을 확립하는 첫 걸음이며, 최우선 과제에 속한다.

 

장애인복지법 제29조는 개발원을 ‘장애인복지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연구 수행 및 정책개발·복지진흥·재활체육진흥’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개발원은 장애인복지정책의 발전은 고사하고 장애인당사자의 권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넷째, ‘정책개발’과 ‘연구기능’의 강화를 위해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해야 한다.

현재의 정책연구실 인력과 직제로는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어렵다. 핵심 인력도 단출하고 고용형태도 후진적이다. 또한 정책개발연구부와 권익증진연구부의 역할과 업무가 모호하고 들쑥날쑥이다.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연구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며, 연구진도 우수한 인력으로 촘촘하게 꾸려야 한다.

 

3년마다 실시하는 ‘장애인실태조사’는 25년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독점하고 있고,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 계획수립’ 역시 코빼기도 내밀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는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정책연구실은 위세당당하게 군림하거나 권력자에 아첨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현학적 해외연구사업, 장애인당사자 참여 봉쇄, 전문가 친화, 친정부적 연구 용역 수주 등의 과시와 미로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

 

대한민국 최고의 장애인정책개발과 연구기관으로 자부한다면, 개발원의 핵심사업으로 ‘장애인실태조사’와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 계획수립’은 반드시 위임받아야 한다. 개발원은 장애인복지 분야만을 차별성 있고 특수성 있게 연구해야 할 당위성과 책무를 갖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장애인권리에 기반한 정책구현은 그렇게 장애인당사자와 조우해야 한다.

 

 

장애인당사자의 지지와 참여 없는 딱한 장애인개발원을 건져라!

 

   마지막으로 주요 업무의 전면 재검토를 통해 통합·폐지하는 수술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국제사업·권익증진 및 차별금지 관련 연구·제3차 아태장애인 10년 정책지원·장애인단체 국고보조사업 평가 등은 개발원 몸에 맞는 옷인지 꼼꼼하게 따져볼 일이다.

 

개발원 사업의 꼴불견 대표격은 역시 ‘직업재활사업’이다. 직업재활 위탁사업, 장애인생산품우선구매, 직업적응훈련센터 등 소위 ‘닥슈(닥치고 슈퍼 갑사업)’인데,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차고 넘친다. 마치 ‘장애인’과 관련된 사업 중 민간에게 주기 싫은 것들은 모두 개발원으로 빨아들인 모양새이다. 이쯤 되면 고용과 노동으로 재정립해서 ‘고용노동부’로 업무를 이관시키는 게 장애인당사자에 대한 예의 아닌가 싶다.

 

개발원이 장애인정책의 대들보, 자립지원의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면, 당연히 장애인정책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이상과 희망은 잃지 말아야 한다.

 

그에 앞서 명심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가 있다. 정녕 장애인정책개발의 중심으로서 개발원 고유의 역할과 목표를 수행하고자 한다면, 조직의 개혁과 함께 전면적인 발전방향, 그리고 중장기 계획 수립에 바로 착수해야 한다. 개발원의 발전과 올바른 미래를 그리는 중심축, 한 날개는 장애인당사자이며, 개발원의 활로는 여기서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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