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료실 > 성명서/보도자료

성명서/보도자료

성명서/보도자료 [공동성명서] 의료혁신위원회 논의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요구한다.
2025-12-19 10:51:50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397
106.246.188.157

 

 

공동성명서

 

의료혁신위원회 논의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요구한다!

 

- 202512월에 출범한 의료혁신위, 지역·필수의료 강화 및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논의의 장에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라

 

정부는 최근 국민 참여와 공론을 기반으로 한 의료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지역·필수의료 강화와 초고령사회 대응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다. 이는 의료체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공식적 의지 표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민 참여와 대표성을 표방한 의료혁신위원회의 논의 구조 속에서 정작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는 단순한 구성상의 미비를 넘어, 의료 개혁 논의가 여전히 장애를 배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적 한계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이를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의 건강권을 국가의 명확한 책무로 규정한다. 더불어 대한민국이 비준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 25조는 장애인이 차별 없이 동등한 수준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국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의 의료체계는 이러한 헌법적·법적·국제적 약속과 여전히 괴리되어 있다. 장애인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조기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려되지 않고 있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과정에서도 장애 특성에 따른 접근 제한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으며,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서 배제되어 왔다. 또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장애인을 고려한 체계적 역학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관련 통계가 충분히 생산·관리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가 보건의료 통계 전반에서도 장애 변수가 주요 지표로 포함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의 특성과 요구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고 있다. 처참하게 낙후된 장애인의 보건의료 현실을 타개해 나가려는 노력 없이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심화할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는 결코 일부 집단의 특수한 사안이 아니다. 고령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장애를 경험하고 있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장애와 건강 문제는 누구나 생애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보편적 위험이다. 그럼에도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구분된 예외적 존재로 취급하며 의료혁신 논의의 주변부로 밀어내는 것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포용성과 공정성의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진정한 의료혁신은 형식적 평등에 그쳐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의 정도와 취약성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는 비례적 보편주의원칙에 기반해야 한다.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보편적 제도는 결과적으로 건강 격차를 심화시키며 의료체계 전반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마저 훼손하게 된다.

 

의료혁신의 성패는 무엇을 논의하는가에 앞서, 누가 논의에 참여하는가에 달려 있다. 장애인이 배제된 상태에서 설계되는 의료체계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 될 수 없으며 공정하고 민주적인 의료 개혁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이에 우리는 의료혁신위원회가 논의의 전 과정에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 당사자도 포함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이는 선택적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 국제인권규범이 명시한 국가의 의무이자 의료혁신위원회가 스스로 천명한 공론성과 민주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장애인을 배제한 의료혁신은 결코 완전할 수 없다. 의료혁신위원회가 국민 모두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진정한 공론의 장으로 기능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 요구사항 >

 

의료혁신위원회는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당사자 위원을 포함하여 위원회를 구성하라.

 

위원회는 의료혁신방안 마련 등 모든 사안에 있어 장애인을 고려하고 장애인에게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등 장애인지적 관점을 반영하라.

 

 

2025. 12. 19.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