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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코로나 이후 멈춘 발걸음, 장애인정보누리터의 불편한 현실
2026-05-06 09:26:45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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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멈춘 발걸음, 장애인정보누리터의 불편한 현실

 

【에이블뉴스 조현대 칼럼니스트】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장애인정보누리터는 중증 시각장애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공간이었다. 고정 이용자도 많았고, 필자 역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찾곤 했다.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초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역, 교대역에 도착하기 전 누리터에 전화를 하면 직원이 택시를 이용해 해당 역까지 나와 시각장애인을 안내하고, 함께 이동해 열람실까지 동행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다른 시설들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정보누리터 역시 방문 제한이 이루어졌고, 이용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후 다시 개방되었지만, 코로나 이전에 제공되던 핵심 서비스들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택시 안내 서비스의 중단이다. 과거에는 역에서부터 안전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중증 시각장애인들의 방문 자체가 크게 어려워졌다.

자원봉사자를 통한 대면 낭독 서비스 역시 대폭 축소됐다. 특히 주말에 운영되던 대면 낭독 서비스가 사라진 점은 아쉬움이 크다. 직장생활을 하는 중증 시각장애인들에게 주말은 사실상 유일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결국 주말에 편하게 책 한 권 읽을 기회조차 박탈된 셈이다. 반대로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었던 자원봉사자들 역시 참여의 기회를 잃었다.

정보누리터 관계자는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자원봉사자를 연계해 코로나 이전처럼 대면 낭독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실제로는 자원봉사자의 수가 매우 부족하고, 시각장애인 이용자 역시 크게 줄어 서비스가 활발히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는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해 방문을 꺼리고, 자원봉사자는 이용자가 적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이는 누리터의 서비스 부족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 프리랜서 아나운서 등 다양한 직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시각장애인들의 책 열람과 정보 검색을 도왔다. 지금은 서초역에서 내려 혼자 이동해야 하며, 누리터가 운영하는 차량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이용자의 희망 시간과 맞지 않아 사실상 활용이 어렵다.


장애인정보누리터 홈페이지 안내. ©조현대 / 일시: 2024.9.2.(월) ~ 12.31.(화) 운영대상 : 장애인정보누리터 전체 이용자(장애인 등록증 소지자 및 보호자(1인)로 한정) 운영내용 (탑승 장소) 도서관 ↔ 인근 지하철역(서초역4번 및 고속버스터미널역5번) (운행일) 국립장애인도서관 개관일 평일(총 3회, 왕복) ※ 주말 및 공휴일 제외 (운행 시간) - (1회) 도서관(09:40)→서초역(09:50)→고터역(10:10)→도서관(10:30) - (2회) 도서관(13:10)→서초역(13:20)→고터역(13:40)→도서관(14:00) - (3회) 도서관(15:10)→서초역(15:20)→고터역(15:40)→도서관(16:00)

장애인정보누리터 홈페이지 안내. ©조현대

 

누리터 홈페이지에서 차량 이동 지원 서비스의 운행 시간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시범 운행 이후 별도로 정리된 최신 시간표가 전면에 안내되어 있지 않아 이용자들이 쉽게 찾기 어렵다. 직접 여러 메뉴를 검색해야만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여서, 특히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차량 운행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상당한 불편이 따른다. 접근성을 위해 마련된 서비스임에도 정작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은 또 다른 이용 장벽이 되고 있다.

특히 오후 차량이 3시에 누리터를 출발하기 때문에 오후 5시 이후 이용자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차량 운행이 아니라, 세심한 이동 안내 서비스다. 예전처럼 안전하고 친절한 동행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고 있다. 그 결과, 정작 장애인을 위한 시설임에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은 이동 과정에서 다칠 위험이 있어 방문 자체를 꺼린다고 한다. 장애인정보누리터는 분명 존재하지만,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 운영이라 할 수 있다.

가양동에 거주하는 한 시각장애인 후배는 맹학교를 졸업한 뒤 10년 넘게 정보누리터를 이용하며 책을 읽고,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으며 많은 지식을 쌓았다. 그러나 지금은 활동지원사와 함께 방문해도 활동지원사가 70대의 고령이라 원하는 책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아 결국 방문을 포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이제는 굳이 누리터를 찾지 않게 되었다. 차량 운행 시간도 맞지 않고, 주말에 주로 시간이 나는데 자원봉사자 연계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방문할 이유가 사라졌다. 구로에서 자립센터를 운영하는 한 대표 역시 누리터에 가고 싶지만 자원봉사자가 없어 가지 못한다고 하며, 가끔 필자에게 함께 가고 싶다는 전화를 하기도 한다.

장애인정보누리터는 책을 쉽게 접할 수 없고 정보로부터 소외된 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특히 중증장애인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누리터의 편의에 맞춰 운영되고, 정작 이용자들이 접근하지 못한다면 그 존재 이유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물론 누리터에도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공간이라는 본래 목적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코로나 이전 수준의 서비스 복원은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다.

국립장애인도서관 관장은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코로나 이전의 서비스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예전처럼 역에서부터 안전하게 안내받고, 원하는 시간에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이 더 발전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서비스가 후퇴하고 있는 현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하루빨리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져 중증 시각장애인들이 코로나 이전처럼 자유롭게 방문하고, 자원봉사자들 역시 원하는 시간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장애인정보누리터가 중증 시각장애인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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