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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텔레코일존, 법적 기반 마련해야” 장애계 목소리
2025-04-25 17:30:19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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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혹은 인공와우 사용자(이하 난청인)는 일상생활 속 꼭 들어야 할 소리 정보를 주변의 각종 소리나 소음과 함께 듣고 살아간다.

좁은 회의 공간에서조차 책상 건드리는 소리, 의자 끄는 소리부터 물을 삼키는 목넘김 소리, 옷깃 소리마저 크게 울릴 수 있다. 보청기와 인공와우가 주변 환경소음까지 증폭시켜 필요한 소리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이 텔레코일존이다. 텔레코일존이 설치된 공간에서 테스트용 헤드셋을 통해 소리를 듣으면 주변 소음은 사라지고, 스피커의 소리만 선명하게 들린다.

이처럼 난청인들이 필요한 소리만 증폭해 들을 수 있는 텔레코일존 설치 의무화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지난 24일 개최됐다.
텔레코일존 현황 설명과 간담회 참석자 테스트(헤드셋) 모습.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텔레코일존 현황 설명과 간담회 참석자 테스트(헤드셋) 모습.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텔레코일존이 설치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간담회는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난청인 당사자와 당사자 자녀를 둔 어머니를 비롯해 한국난청인교육협회, 텔레코일존을 설치했거나 도입이 예정된 기관과 지자체 등이 참석했다. 더불어 한국농아인협회, 한국청각장애인협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개발원 등 다양한 관계자가 의견을 나눴다.

“텔레코일존 있었다면 사회활동 적응·준비 훨신 수월했을 것”

텔레코일존은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에서처럼 방송(전기적) 소리가 나오는 곳에서 청각보조기기의 텔레코일모드 활성화를 통해 주변 소음과 관계없이 방송소리를 더 또렷하고 깨끗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취보조시스템이다.

대부분의 보청기와 인공와우에는 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 세계표준규격의 ‘텔레코일(구리코일 형태)’이 삽입되는데, 이 부품을 활용해 필요한 소리만 증폭시켜주는 특수한 공간이다. 일종의 ‘잡음 필터링’ 기술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보청기 업체나 관련 병원, 보조기기 급여 지급단계에 이르기까지 관련 사항에 대한 설명이나 설치·교육의 의무가 없다. 대부분의 난청인 당사자, 가족들은 모르고 생활하고 있는 현실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당사자와 부모,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텔레코일존에 대한 안내나 이용환경이 갖춰져 있었다면 어려움이 없었을 뿐 아니라, 사회활동을 위한 적응과 준비 역시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현장에는 텔레코일존 설치 제안으로 지난해 서울특별시 창의행정 우수사례로 입상하고 올해 2분기 은평문화예술회관과 한강노들섬 라이브 하우스 등에 설치를 준비 중인 은평구 관계자가 참석했다.

은평구 조은희 정책관은 “지자체의 정책 선택과 시행에 있어 오히려 당사자의 인지 여부와 이해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밖에도 현재 텔레코일존을 설치 운영 중인 사랑의 달팽이 이인환 과장과,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발의를 준비 중인 경기도 안성시 박근배 시의원도 법적 근거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 따르면, 텔레코일존은 무선 방식의 와이파이존과는 다르게 특수한 와이어가 설치된 다양한 크기의 공간 안에서만 가능하다. 난청인 당사자는 청각보조기기의 텔레코일 모드 활성화만으로도 해당 존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이미 해외에서는 의무화를 통해 수많은 설치사례와 관련 업체들이 존재한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송재명 기술자문위원은 “난청인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다른 소음들이 너무 크게 들려서 안내방송을 잘 못 듣는다. 공연문화시설이나 경기장은 물론, 각종 상담도 어렵다.”며 “대중교통시설 등에도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 난청인의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성장 과정과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른 학교 교실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애계 “텔레코일존 설치와 활성화 필요성 적극 공감”

한국농아인협회·한국청각장애인협회·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 장애인단체와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도 현장에 참석해 텔레코일존 설치와 활성화 필요성에 적극 공감과 동의를 표하며 의견을 나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은 “지난 21대 국회 때에도 추진되던 사항으로 간담회를 통해 법 개정의 필요성과 시행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해외사례나 기술의 개념을 살펴보면 법적 근거 마련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 이래 장애인 정책의 시행 과정은 모두 당사자 요구의 목소리와 법 제·개정의 응답으로 이뤄졌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의 화답과 의지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실제 미국·영국·호주·스웨덴·캐나다 등 30여 개 국에서는 공공이용시설, 교육시설, 공연장, 대중교통시설 등에 텔레코일존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현재 대전시청 대강당과 대전시의회 관람석, 서울노들섬 라이브하우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유성구청 종합민원실, 인천공항 셔틀버스 내부, 화성시 버스정류장, 경남 거제 아주동 경로당 등에 텔레코일존이 설치돼 있다.

2021년 기준(보건복지부) 국내 난청인구는 74만 명에 이르고, 고령화사회 가속화에 난청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3년 신규 등록 장애인 가운데 31.2%가 청각장애인이었다.

한편,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은 난청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해 공공(공중)시설에 보청기기 보조장비를 설치하는 내용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유영설 이사장은 “국회에서 하루빨리 개정안을 통과시켜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웰페어뉴스 https://www.welfare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10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