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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소리를 구분해서 일하고 싶어도 사무실 규칙상 ‘NO’
2025-02-28 18:18:24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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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전화벨 소리 때문에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내선전화는 울려대고, 개인 휴대폰 벨도 울리고 하니 어느 전화를 받아야 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게다가 제 사무실 구조상 옆 부서 다른 직원들 내선전화와 연결되어 있어서 부서가 상부에 건의하는 것이 우리 부서에 내선 연결을 조금 다르게 해달라는 것이 몇 번 있을 정도입니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걸고 걸리는 전화 때문에 이래저래 복잡한 일이 많기도 해서 전화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전화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도 수신음이 들리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필자의 스마트폰 소리 관련 환경설정. 개인적인 벨소리를 별도 지정해서 청각적 구분을 진행하고 있다.  ⓒ장지용

필자의 스마트폰 소리 관련 환경설정. 개인적인 벨소리를 별도 지정해서 청각적 구분을 진행하고 있다.  ⓒ장지용

 

이에 맞춰 저도 개인 휴대폰 벨 소리 자체를 매우 다르게 지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했습니다. 개인 벨의 소리가 매우 다른 점을 역이용해 ‘이것은 내 전화임’ ‘이 전화는 내 것이 아님’을 확실히 구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종의 청각적인 구별법을 도입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상사가 견제에 나섰습니다. 청각적인 구별법을 써서 혼란을 방지하는 제게 시끄럽다는 이유로 휴대폰을 진동이나 무음으로 하라고 지시가 몇 차례 들어와 그러한 청각적인 구별법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그 지시 때문에 진동이나 무음으로 바꿔놓고, 퇴근 시간에 해제하는 형식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금 사무실에서 소음 관련 문제로 겨우 인정받은 것은 제 전통적인 문제인 키보드 문제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제가 타이핑을 칠 때 특유의 타자법 때문에 소리가 꽤 들리는 일이 있어서입니다. 10여 년 전 서울장애인복지관 직업평가에서 전문가는 “장지용 씨의 손끝 감각의 문제 때문에 키보드 관련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라고 지적했을 정도로 전통적인 문제입니다.

사무실에서도 키보드에 커버를 씌우는 방식으로 줄이기 대책을 검토했지만, 조금은 줄었다고 해도 결국은 타자 소음 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지금은 별다른 이야기가 없습니다.

게다가 제 사무실은 바로 창 너머에 철길 건널목이 있어서 철길 건널목 장치가 가끔 작동하는 일이 있어서 시끄러운 일이 더한 점도 약간의 소음 문제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음 문제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는 부서 특징에 바로 옆에 조용함이 필요한 직원들이 몇몇 있어서 소음 문제가 상대적으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재즈 피아노 반주 등을 틀어놓은 사례. ⓒ장지용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재즈 피아노 반주 등을 틀어놓은 사례. ⓒ장지용

 

그나마 인정할 수 있는 일도 있는데, 예전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직원들이 일부러 KBS 클래식FM 방송을 틀어놓고 일하고 있어서 그때는 저도 안 그래도 원했으니 그때는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도 개인적인 업무를 볼 때는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재생되는 재즈 피아노 반주 등을 가끔 틀어놓고 업무를 볼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는 한쪽에서 소리가 들려서 한쪽을 쳐다봤는데 상사가 “소리가 나서 쳐다본 것인가요?”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단지 신경이 갑자기 그쪽으로 쏠리게 되어서 그런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이 사무실의 업무 신호 등을 구별하기 위해 별도의 신호를 만들어놓는 것도 중요하고, 신경 쓰일 일을 줄이기 위한 일을 하기 위해 애쓰기도 합니다.

사무실의 규칙을 준수하기는 하지만, 그에 앞서 소리 등으로 인한 신경 문제 때문에 이를 줄이는 대책을 짜는 것도 이런 사무실 규칙 문제 때문에 충돌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사무실 규칙 준수라는 더 큰 문제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도 가끔은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게다가 제 사무실은 구조상 조용함 이슈가 더 크기 때문에 사무실 이슈라는 또 다른 문제를 겪어야 하니 더 그렇습니다.

사무실에서 청각적인 자극 등을 사용해서라도 내 이슈가 아니기를 바랄 뿐인 일을 겪고 싶다고 해도 결국 소음 문제 때문에 결국 이러한 구분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부서 방침상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문제라 저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무실의 소음 줄이기 대책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사무실의 청각적 자극 문제에서 언제 신경을 쓰고 쓰지 말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깊어집니다. 최근 5년간 소규모 사무실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덜 겪은 일을, 거의 오랜만에 대규모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니 다시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 것이기도 합니다.

소리를 구별하면서 일하고 싶지만, 사무실 규칙 때문에 안 되는 일도 있으니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발달장애인의 감각 문제 등을 조화롭게 이용하고 싶은 심정도 들지만, 사무실이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네요.

이제는 제 감각 문제와 사무실의 평화 두 가지 모두의 조화를 이루며 제 감각 과민이 갑자기 터지지 않으면서 사무실의 평화도 지키고 싶네요.

출처 : 에이블뉴스 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