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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우리는 전적으로 기적을 믿어야 할 것이다"
2022-11-10 16:34:33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822
59.15.178.24

아홉 번째 취업, 응원팀의 우승 모두 기적적으로 느껴져

 
우리는 전적으로 기적을 믿어야 할 것 같은 나날이 많이 있습니다.

비극적인 10·29 참사 속에서도 우리는 기적을 믿어야 할 것 같은 나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 삶이나, 제가 좋아하는 것의 올해 결말이나 다 기적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먼저 제 삶의 기적적인 이야기는 바로 극적인 재취업, 공식적으로는 아홉 번째 일자리 취업 소식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의 발단은 제가 구직을 위해 워크투게더를 검색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의 예술 관련 업체에서 사람을 새로 구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지원할까 말까를 몇 차례 고민했었습니다. 약 2번 정도 “거기 지금 채용공고 안 내려갔나요?”라고 물어봤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망설이던 와중에 지인이 “장지용 씨, 예술 관련 업체에 취업해보지 않겠어요? 왠지 지용 씨라면 좋을 것 같고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라는 기적적인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인이 제안한 업체는 공교롭게도 제가 그때 워크투게더에서 검색하던 그 업체였던 것입니다.

결국, 저는 이력서를 곧장 보냈고 며칠 안 가 면접 제안이 덜컥 오더니만, 다시 면접을 치르고 면접 다음 날 “장지용 씨, 이제 함께해주세요. 월요일부터 함께해주시면 좋겠어요!”라는 전화가 걸려와서 지난 7일부터 그 업체와 함께하기 시작했습니다.

벌써부터 제게 중요 업무를 배당하고, 제 장기를 살린 업무에 저를 투입하고 있어서 첫인상은 만족스럽습니다. 게다가 전달받은 근로계약서에는 “기한에 정함이 없음”이라는 노동 기한에 대한 문장은 비록 3개월 수습을 전제로 했다고는 하지만 이제 저를 신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문장이라 뿌듯했습니다.

이미 면접에서 담당자는 저를 눈여겨봤고, 면접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으로 진행되어 결국 면접 끄트머리에서 “언제부터 함께해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최대한 빠르게, 적당히 돌아오는 월요일부터!”라고 답변했었습니다. 업체 대표는 직원들에게 저를 소개하면서 일전부터 떠돌던 소문이기도 했던 “장지용 씨는 현실판 우영우라고 할 수 있어요”라는 언급으로 저를 소개했을 정도입니다.

작게 시작하지만, 본격적으로 제가 활동할 수 있는 제 장소를 찾아낸 기분입니다. 직장 경력 속에서 문화산업이나 콘텐츠 관련 기업에 취업하고 싶었던 것은 전공을 살려서 일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기도 했는데, 9번의 방랑 끝에야 진정 적성에 맞고 흥미도 있었던 그 직장에 취업했다는 것이 그렇게 보면 기적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의 올해 결말도 기적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의 올해 결말이 왜 지금 나왔냐고요? 사실 그것의 2022년은 지난 8일에 마지막 이야기까지 끝났습니다. 바로 프로야구 말입니다.

지난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제6차전에서 SSG 랜더스는 6회말 터진 상대실책과 2루수 김성현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감격스러운 우승컵을 손에 쥐었습니다. 특히 저는 웬만한 주위 사람은 다 아는 SSG 랜더스의 팬이었기에 “제발 이번에 우승하더라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야 한다고!”를 열심히 기원했는데, 결국 기원은 이뤄졌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7일의 제5차전이야말로 그 기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당시 경기는 8회까지 0-4로 밀리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8회 SSG 랜더스의 공격에서 3루수 최정의 상상할 수 없었던 2점 홈런은 단지 그 기적의 시작이었을 뿐입니다. 다시 9회 공격에서 무사 주자 1·3루 찬스가 왔고 SSG 랜더스는 대타 김강민 카드를 뽑았습니다.

저는 그 결말이 더 기적적이었다고 느꼈는데, 의외의 3점 홈런으로 5-4로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머쥐어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이미 제1차전에서도 위협적인 홈런 1개를 기록했던 김강민은 결국 2022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 즉 MVP를 거머쥐어 보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그 기적의 뿌리를 작은 것에서 느꼈습니다. 지난 개막전에서 중견수 최지훈의 기적적인 수비가 결국 시즌 첫날부터 끝까지 선두를 유지하면서 우승하는 일명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것의 시작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경기가 이어지면서 벌어진 안타 하나, 홈런 하나, 아웃 카운트 하나, 호수비 하나가 쌓인 낱개로는 작은 기적이 거대한,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한 시즌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실 제 아홉 번째 취업에서도 기적의 뿌리는 있었습니다. 제가 그 업체를 눈 여겨두지 않았다면, 두 번이나 전화해서 채용 완료 여부를 묻지 않았다면, 지인이 보증해준다고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과감히 워크투게더를 통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전송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아홉 번째 취업과 2022년 12월 마지막 근무일에 출근할 수 있게 된 기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10·29 참사 이후 매우 절망스럽고 우울한 그런 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시 새 출발 합시다. 어떻게 보면, 2023년에는 웃을 수 있는 그런 반전은 우리 모두가 쌓아야 할 것입니다. 작은 기적 하나에서 이제 다시 출발합시다. 2022년 12월 31일에는 웃을 수 없어도 2023년 12월 31일에는 그 기적 덕분에 웃으면서 2023년 해넘이를 볼 수 있게 말입니다.

우리는 전적으로 기적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영광스러운 날이 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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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