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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초점 '약물'보다 '마음'으로 치료해야....정신장애인 위기지원환경 개선 요구
2021-05-09 08:01:15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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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보다 '마음'으로 치료해야… 정신장애인 위기지원환경 개선 요구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5.07 13:49
  •  댓글 0

 
강박 최소화ㆍ지역사회연계로 '재입원률 8% 달성'…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선도모델 제시
잘못된 치료 단 한 번으로 가족해체까지 이를 수 있어…
동료지원가 정규직 채용해 '공감하는 상담' 지원해야
왼쪽부터 제철웅, 이정하, 김성수, 박경선, 정현석, 주상현, 최낙영 패널 사진@소셜포커스
정신장애인 의료체계를 당사자 경험과 이해를 기반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와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권단체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이하 파도손)'은 4일 이룸센터에서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급성기 정신장애인을 약물보다 마음으로 치료하는 의료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요구하고 있다.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와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권단체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이하 파도손)'은 4일 이룸센

터에서 토론회를 개최해 인권친화적 위기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정신장애인 치료 환경 개선 방향성

을 논했다.

현재까지 급성기에 접어들어 공격성을 보이고 자해·자살시도를 감행하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위기지원 방식

은 '강제입원'이 유일하다. 문제는 그 과정이 폭력적이고 강압적이어서 정신장애인 당사자에게 더 큰 트라우

마로 남는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정신장애인들이 제기하는 인권 진정은 매년 2천 건 정도인데 그 중 60%가 강제입원에 대

한 내용으로 폭력과 폭언, 면회·전화 등 외부와의 통신 차단 등에 대한 것이다. 

정신장애인들이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는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을 느껴 자기통제력을 잃기 때문이다. 정신

장애인들은 병세가 악화됐을 때 수없이 많은 정보가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경험한다. 자신에게

는 현실인 그 정보들이 타인에게는 망상으로 치부되고 결국 외면 당하는 경험이 반복된다. 그 결과, 감정조

절이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상처가 심각한 경우 한 가족의 해체를 불러오기도 한다. 파도손 이정하 대표의 발제 내용에 따르면, 한

정신장애인 당사자는 강제입원 이후 가족에 대한 적대감이 심해져 이전보다도 심한 공격성을 보였다. 결국

가족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되어 더 이상 같은 공간에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정하 대표는 "단 한 번의 잘못된 치료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기능퇴행을 가속한다"며 "인간은 화학적

구조물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관계의 산물이다. 강제입원, 약물, 결박 등 접근방식은 재발과 재입원의 악순

환을 불러올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치료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신뢰할 수 있고 이해심 많은 사람과의 대화가 정신장애인을 죽음의 문턱에서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하 대표는 '회복적 대화', '정서적 심폐소생술(eCPR)', '오픈 다이얼로그' 등 약물이 아닌 이해와 공감을

기반으로 한 치료 방식의 도입을 제안했다.

회복적 대화란 당사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결심이 설 때까지 목표나 결론 없는 대화를 이

어가는 치료 방식을 말한다.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공감과 이해받는 경험을 누적시켜가면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것들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이하 새경정)이다. 새경정은 지난해 설립되어 11개

월째 운영 중인 도립정신병원으로, 가족들이 돌볼 수 없는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행정입원·응급입원 조치를

취하기 위해 설립됐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당사자 인권친화적인 비강압적 치료 ▲집중네트워크 상담 ▲동료지원가·가족과의 협

업을 통한 지역사회 포용, 3가지 치료 방식 도입이 결정됐다. 입퇴원 등 모든 절차상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을 존중하고, 지역의 정신건강지원 인프라와 체계적으로 연계해 퇴원 후 삶을 지원한다.

새경정 김성수 원장은 "현재 정신건강서비스에는 연속성이 결여되어 있다. 정신장애인 위기지원 방식은

정신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고립시킬 뿐 퇴원 후의 삶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

서비스를 기존과 달리 가져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새경정 퇴원환자의 재입원률은 5.6%에 그쳤다. 전국 평균 퇴원 후 재입원률이 40%에 달하는 데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치다.

새경정은 비강압적 치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병원에서는 응급입원 절차가 1시간 이내에

끝나는 반면 새경정에서는 4~5시간이 든다. 결박과 약물로 입원 조치를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당사자를 설득하기 때문이다. 당사자에게 입원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거부하는 이유도 이해하나, 현재 입원

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한다.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정신병원에서 응급입원 시 환자를 강박하는 비율은 45%에 달하지만,

새경정에서는 8%에 불과하다. 김성수 원장은 "강박을 최소화했더니 종사자가 부상당하거나 환자가 입원 후

다른 환자에게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도 함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비강압적인 지원 방식을 실천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당사자들이 원하는 방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지원가의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공감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위기지원에 가장 강한 사람은 같은 아픔

을 공유하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동료지원가를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기관에

정규직으로 채용해 당사자들에게 지속적인 상담을 지원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상현 서울시보건의료노조 정신보건지부장은 "종사자들은 1인당 맡고 있는 당사자 수가 많아 그들의 아픔

을 공감하고 위로하기에는 어려운 처지"라며 "동료지원가는 환자들의 동반자가 되어주며 재활 의지를 고취

할 수 있어 정규직으로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