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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서울사회서비스원 활동지원 제공 갈등 우려
2019-02-14 16:44:31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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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회서비스원 활동지원 제공 갈등 우려

“장애인보다 활동지원사 초점”, “민간 경쟁 불가피”

최중증 사각지대 지원 역할, 민간 협치 등 목소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2-14 13:54:09
서울시의회는 14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사회서비스원의 바람직한 장애인 활동 지원 분야 역할 모색’ 정책간담회를 개최, 장애계 의견을 수렴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시의회는 14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사회서비스원의 바람직한 장애인 활동 지원 분야 역할 모색’ 정책간담회를 개최, 장애계 의견을 수렴했다.ⓒ에이블뉴스
빠르면 올해 7월부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활동지원사를 직접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가운데, 기존 10여 년간 서비스를 해왔던 민간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의 갈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우려를 종합해보면, “당사자보다는 활동지원사 처우 개선에 초점이다”, “그동안 활동 지원 문제에 대해 방관하다가 갑자기 우리가 10년 넘게 해왔던 것을 빼앗냐”, “상근직 활동지원사 채용은 활동지원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종사자 처우를 높인다고 서비스 질이 높아지진 않는다” 등이다.

서울시의회는 14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사회서비스원의 바람직한 장애인 활동지원 분야 역할 모색’ 정책간담회를 개최, 장애계 의견을 수렴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에서 장애인 활동 지원을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2개소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12개소로 늘린다.ⓒ서울시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에서 장애인 활동 지원을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2개소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12개소로 늘린다.ⓒ서울시
■7월부터 종합재가센터 2개소서 직접 제공, 처우 개선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 직접 제공은 물론, 종사자를 직접 고용해 사회서비스 공공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종사자의 처우까지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된다.

주요 사업은 ▲국공립 사회복지시설 위탁 운영 ▲종합재가센터 신설 및 운영 ▲민간 서비스 기관 지원 등이다. 시급성과 체감도가 높은 장기요양, 장애인 활동 지원, 보육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시범사업과 연계해 실시한다.

빠르면 7월 개시를 앞둔 종합재가센터는 장기요양, 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 지원 등 재가(在家)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설로, 올해 4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14개소, 2021년 25개소 늘릴 예정이다.

이중 장애인 활동 지원을 제공하는 곳은 총 25개소로, 올해 2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4개소, 2021년 6개소로 확대한다. 고용되는 활동지원사는 정규직 형태의 상용직 풀타임, 시간제로 채용될 예정이며, 서울시 생활임금에 맞춰 지급된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이블뉴스
■”중개기관 뺏길까 봐 불안“ 민간과의 경쟁 불가피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출범과 관련 사각지대 최중증장애인들의 활동지원 매칭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선적 기대감을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 중증의 척수장애인은 각 중개기관마다 블랙리스트다. 까다롭고 요구가 많다는 이유로 매칭이 잘 안 돼서 가족이 결국 부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서비스원에서 최중증에 대한 활동 지원을 하게 된다면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사무총장은 갑작스레 나타나 장애인 활동 지원을 직접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을 보고, 한마디로 "얄밉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 사무총장은 "민간에서 10년간 고군분투해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그동안 수가 문제 등에 방관해왔던 공공이 인제 와서 서비스 질과 종사자 처우 개선 문제를 운운하며 우리(공공)가 제공하겠다는 것은 공공으로서 책임감 없고, 반성 없이 뛰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개기관에서는 ‘우리가 해왔던 것을 뺏기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는데 그 갈등요소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걱정된다"면서 "일단 2개소로 시작한다고 하니, 뺏긴다는 우려는 적겠지만, 공정한 경쟁이 될까 모르겠다"면서 "공공과 민간에 채용된 활동지원사 처우가 다를 텐데 갈등이 많이 걱정된다"고 선의의 경쟁 구도로 가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이 사무총장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갖고 있는 당사자성 등 특수성을 인정했으면 좋겠다. 기존 센터의 인력을 무차별적으로 빼가지 않고 새롭게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면서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평가도 봐주기식이 아닌 혹독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강윤택 부회장(사진 좌), 한국장애인개발원 서해정 부연구위원.ⓒ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강윤택 부회장(사진 좌), 한국장애인개발원 서해정 부연구위원.ⓒ에이블뉴스
장애인보다 활동지원사 초점…상근직 ‘말도 안 돼’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강윤택 부회장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의 선택과 결정, 당사자 주도권을 보장하는 서비스인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장애인 삶보다는 활동지원사 처우라던가 고용 안정성,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강 부회장은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에는 상근직 활동지원사를 채용하고, 시간당 단가를 추가해서 많이 주겠다는 운영계획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다. 활동지원장애인이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지원하는 것인데 상근직 특성상 맞지 않다”면서 “신중하게 접근해달라”고 경고했다.

또한 “기존 민간영역에서는 정부에서 정해준 단가와 기준에 따라 급여를 지급한다. 정해진 단가가 근로기준법에 있는 주휴수당 등을 지급할 수 없는 기준인데, 민간을 부정부패, 무능력으로 보고 공공이 시간당 단가를 추가해 지급하는 것은 생색내기 아니냐”면서 “민간에도 충분한 단가를 준다면 저희도 할 수 있다”면서 단가 차별성에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 부회장은 “서울사회서비스원이 갑자기 추진되는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전혀 공유된 바 없다”면서 “장애인당사자와 단체와의 소통과 공유의 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서해정 부연구위원은 “사회서비스원 역할은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척수장애인 퇴원한 후 집으로 가지 못했을 때, 탈시설 장애인, 보호자가 병원에 입원할 경우 단기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을 담당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공공이 바우처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임금 수준이 높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질 좋은 서비스가 제공될까.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다”면서 “활동지원은 노인, 보육과 달리 당사자성이 강하다. 단순히 일자리로 갈 문제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숙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변경옥 사회서비스혁신추진반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시 변경옥 사회서비스혁신추진반장.ⓒ에이블뉴스
■“민간 경쟁력 있어, 상생 노력”, “최중증 대상 등 서비스 제공”

이 같은 우려 의견들에 대해 서울시 변경옥 사회서비스혁신추진반장은 “민간에서는 10년간 해왔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면서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접 요양원을 운영한 사례도 있다. 좋은 모델을 만들어진다면 민간과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민간과의 갈등 우려를 잠재웠다.

이어 민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서비스 개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되는 의견이다. 24시간 활동지원, 최중증장애인 대상 등을 검토해서 서비스 질을 높이는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인력 채용과 관련해서는 “활동지원사가 연령이 높은 여성들로 주로 구성돼 최중증장애인이 서비스를 받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년층이 많이 유입되거나 남성분들이 많이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월 중 채용 공고 이후 5월 채용 예정이기 때문에 사회서비스원장과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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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