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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화면과 무대에서 장애는 계속해서 구시대적이고 진부한 방식으로 묘사된다.
2020-11-27 09:57:27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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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과 무대에서 장애는 계속해서 구시대적이고 진부한 방식으로 묘사된다.

글쓴이 :    

드라마 홈랜드 세트장 내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CIA 요원 캐리 매디슨 역의 배우 클레어 데인즈

▲'홈랜드(Homeland)' 세트장 내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CIA 요원 캐리 매디슨 역(役)의 배우 클레어 데인즈

 

#미투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운동은 할리우드와 예술가 및 영화 제작자들이 그들의 주제나 캐스팅 관행에 대해 재고하도록 압력을 가하였다. 그러나 대중문화 내 성별 및 인종 묘사에 증가된 감수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장애인들은 여전히 그들의 전국적 및 국제적 운동을 기다리고 있다.

 

장애를 가진 역할에 비장애인 배우를 캐스팅 하는 “장애 드래그(disability drag)” 는 오스카 가치가 있는 호소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1947년 이래로, 59개의 장애인 캐릭터 노미네이션 중에서, 27개 캐릭터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다. 약 50%의 수상률 이다.

 

몇 가지를 나열하자면, 영화 “모든 것의 이론(The Theory of Everything)”에서 배우 에디 레드메인의 스티븐 호킹 연기, 영화 “나의 왼발(My Left Foot)”에서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뇌성마비 환자 크리스티 브라운 연기, 그리고 영화 “레인 맨(Rain Man)”에서 배우 더스틴 호프만의 자폐성 장애 천재 역할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우리는 약간의 변화를 보았다. 장애를 가진 배우들이 실제로 장애를 가진 캐릭터에 캐스팅 되고 있다. 2017년, 연극 연출가 샘 골드는 일상생활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배우 매디슨 페리스를 테네시 윌리엄스의 브로드웨이 부활극인 “유리 동물원(The Glass Menagerie)”에서 로라 역으로 캐스팅하였다. TV와 영화에서도, 장애를 가진 배우들이 장애인 캐릭터에 캐스팅 되고 있다.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어떤 종류의 캐릭터를 이 배우들이 연기할 것인가의 대표성 문제는 대부분 언급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장애를 가진 캐릭터의 방대한 다수는, 그들이 장애를 가진 배우에 의해 연기되던 아니던, 여전히 이전의 낡은 비유들을 표현한다.

 

무대 드라마의 요소를 광범위하게 써온 연극 및 미디어 교수로서 나는, 작가들과 감독들이 마침내 이러한 서술적인 비유를 넘어 발돋움할 준비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비유(tropes) 깨부수기

 

전형적으로 장애를 가진 캐릭터들은 4가지 타입으로 제한된다. “마법의 불구자(magical cripple)”, “악의적 불구자(evil cripple)”, “영감을 주는 불구자(inspirational cripple)”, “구원 불구자(redemptive cripple)” 이다.

 

마법의 불구자는 인간의 신체의 한계를 초월하며 대부분 신과 같다. 그들은 비장애인 캐릭터들에게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도록 한다.

 

많은 면에서 마법의 불구자는 “마법의 니그로(the magical Negro)”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용어는 스파이크 리 감독이 흑인 캐릭터를 묘사한 것에서 유명해졌는데, 이 캐릭터들은 대개 빈곤하지만, 실존적으로 혼란을 겪는 백인 캐릭터들에게 사심 없이 헌정할 민중의 지혜로 가득 차 있다.

 

마법의 니그로와 같이 마법의 불구자는 주인공을 도의적, 지적 또는 감정적 깨우침을 향해 이끄는데 사용되는 이야기 구성 장치이다. 마법의 불구자는 이미 깨어있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배우지 않고 성장하지도 않는다.

 

1992년의 영화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에서 시력을 잃은 퇴역한 장교 프랭크 슬레이드의 캐릭터를 예시를 들 수 있는데, 그는 젊은 찰리가 10대의 사랑의 위험을 무릅쓰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마블의 데어데블 캐릭터도 마법의 불구자의 완벽한 예시이다. 신체적 한계를 초월하여 기능할 수 있게 된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시각장애인이다.

 

악의적 불구자는 캐릭터의 악에 대한 업보 처벌의 형태를 대표한다.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가 셰익스피어의 모략을 일삼는 곱사등이 왕 리차드 3세이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1916년 에세이에서 리차드왕 캐릭터가 신체적 장애와 “캐릭터의 기형” 간 상관관계의 예시라고 지적하였다. 악의적 불구자의 비유는 병적이고 가학적인 욕구를 가진 반인반수에 의해 유명해진 신화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악의적 불구자의 더 최근의 예시에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영화 “오스틴 파워: 나를 쫓아온 스파이(Austin Powers: The Spy Who Shagged Me)”의 미니미,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X-Men: Days of Future Past)”의 볼리바 트라스크가 포함된다.

 

그리고 영감을 주는 불구자는, 그 역할이 장애인 권리 활동가 스텔라 영이 “영감 포르노(inspiration porn)”이라고 일컬은 것과 동일하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장애인이 기본적인 과제를 수행하거나 그들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보스톤 마라톤 폭발테러의 생존자 제프 바우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스트롱거(Stronger)”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이렇듯 영감을 주는(inspirational) 서사에서, 장애는 일생에서 ‘다름’이라는 요소가 아니라, 개인이 사회에서 소속감을 얻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무언가 이다.

 

영감을 주는 서사에서 파생된 것이 장애인이 자살하거나 살해당하는 구원 서사이다. “워터 포 엘리펀트(Water For Elephants)”, “사이먼 버치(Simon Birch)”, “가장 위험한 해(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와 같은 영화에서, 장애를 가진 캐릭터들은 그들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또는 주인공이 목표를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희생당한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극작법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절대로 동반자이거나 그들 스스로의 권리, 욕구, 야망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가질 가치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이러한 묘사의 지속은. 작가와 제작진 구조 재평가의 긴급한 필요성의 기초를 이룬다. ‘누가 쓰느냐’가 ‘누가 연기하느냐’보다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영웅의 여정을 넘어서

 

이렇게 정형화된 역할들이 일반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10년간, 할리우드식 스토리텔링은 영웅의 여정, 비장애인 백인 남성 캐릭터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이례적인 캐릭터를 주인공의 목표를 돕기 위한 “조력자”로 만드는 극적인 구조에 따라 작동되었다.

 

이 서사적 모델은 관중들이 조력자를 순전히 기능적이라고 보도록 길들여왔다. 이러한 틀에 기초한 묘사는 소속감의 범주를 정의 한다. 누가 인간이고 누가 인간이 아닌가, 누구의 삶이 가치가 있고 누구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역사적으로 장애인들이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하나의 서술적 여정은 장애인들이 그들의 존엄성과 인간성을 상징적으로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묘사했다. 비극적인 서사들에서 이 도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캐릭터는 죽음을 맞이하거나 그들의 간병인을 향한 사랑의 표시로 안락사를 요청한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와 “미 비포 유(Me Before You)”가 두 가지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는데, 장애를 가진 캐릭터들이 사회적으로 내면화된 그들의 삶의 낮은 가치를 전달하며 자발적으로 안락사를 택한다.

 

하지만 만약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이미 존엄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떠한 도전도 필요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장애가 극복해야할 것이 아닌 단지 그들의 정체성의 한 요소였다면, 어땠을까?

 

이것은 개념적인 과거의 계층 피라미드 해체를 요구하는데, 그로인해 오랫동안 장애를 가진 캐릭터들을 전통적인 영웅을 비출 받침대로서 이용되어왔다.

 

“홈랜드(Homeland)” TV 시리즈에서 캐리 매디슨 역할이 이 새로운 접근법을 대표한다고 여겨진다. 배우 클레어 데인즈가 연기한 캐리는 정신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데, 이것이 그녀의 삶과 직업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것은 극적인 상식에서 극복해야할 무언가가 아니다.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중심 주제가 아니다. 이 것은 그녀의 꿈에 주요 장애물이 아니다. 캐리의 장애는 그녀에게 통찰력을 주었지만, 이것은 마법이 아니고 대가가 따랐다.

 

“홈랜드”는 더 나아가, 캐리에게 나이가 더 많은 백인 남성 조력자를 줌으로써 틀을 깨부순다. 이 조력자는 맨디 파틴킨에 의해 연기된 사울 베렌슨 역(役)이다.

 

우리가 일터와 예술에서 젠더 및 인종 포용으로 큰 발돋움을 하는 가운데, 장애가 뒤로 남겨져선 안 된다. 더욱 복합적이고 섬세한 이야기와 묘사가 오스카에서 지속적으로 상을 받아온 단순하고 구시대적이며 진부한 묘사들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

 

 

[출처 : THE CONVERSATION]

https://theconversation.com/on-screen-and-on-stage-disability-continues-to-be-depicted-in-outdated-cliched-ways-130577

- 본 내용은 장총련 자체 번역이므로 참고용으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