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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초점 투쟁 불씨 남아있는 신길역 장애인 추락사
2018-12-24 20:03:52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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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불씨 남아있는 신길역 장애인 추락사

공사, 사고책임 ‘인정’ 사과까지 했지만 ‘반쪽 비판’

손배소 법정공방 지속, 내년 투쟁 '재점화' 가능성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2-24 15:35:07
[2018년 결산]-⑦신길역 리프트 추락사고

다사다난(多事多難). 매년 끝자락에 서서 장애인계를 뒤돌아 볼 때 드는 생각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청와대 삼보일배 행진, 대규모 삭발투쟁 등 대정부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이 결과 청와대가 9월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을 초청한 가운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가 뒷받침 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내년 장애등급제 폐지의 상황도 녹녹하지는 않다. 장애등급을 대신할 종합조사표에 깊은 우려가 제기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특정 장애유형의 서비스가 대폭 줄어드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관련해서는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가족허용 등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무엇보다 주목될만한 키워드는 장애인 공익소송이다. 몇 년 동안 지속된 신안 염전노예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에버랜드 장애인 놀이기구 탑승거부 소송에 관해 2심 재판부가 장애인들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 밖에도 검찰이 1980년대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고 진상규명의 의지를 밝히는 것은 물론, 문무일 검찰 총장이 피해자와 가족을 직접 만나 사과한 것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이슈였다.

에이블뉴스는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100위까지 순위를 집계했다. 이중 장애계의 큰 관심을 받은 키워드 총 10개를 선정해 한해를 결산한다. 일곱 번째는 신길역 리프트 추락사고 투쟁이다.

 
신길역 휠체어리프트를 타려던 중 사망한 고 한경덕씨를 추모하는 장애인. ⓒ에이블뉴스DB신길역 휠체어리프트를 타려던 중 사망한 고 한경덕씨를 추모하는 장애인. ⓒ에이블뉴스DB
장애인권 단체의 장애인 신길역 리프트 추락 사망 사고 관련 투쟁은 해를 넘긴 올해에도 계속됐다.

투쟁의 결과 서울교통공사 사과, 전 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 재확인 등의 성과도 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음에도 유가족과의 손해배상 관련 송사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신길역 리프트 추락 사고는 지난해 10월 지체장애인(상지)인 한모씨가 1·5호선 신길역에서 리프트 탑승을 위해 역무원을 호출하던 중 계단으로 추락해 98일 간 사경을 해매다 숨진 사건이다.

당시 왼팔장애가 있던 한 씨는 계단을 등진 채로 역무원 호출버튼을 눌려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가파른 계단 아래로 추락했다. 당시 역무원 호출버튼과 계단 간의 거리는 90센티미터에 불과했다.

한 씨가 계단 밑으로 추락한 후 서울교통공사는 역무원 호출버튼을 수십cm 떨어진 곳에 다시 부착했으며 당시 리프트승강장 면적이 관련기준을 준수하고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장애계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6월 21일 공사 김태호 사장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와 만난 다리에서 ‘사회적 책임’, ‘도의적 책임’, ‘유감’ 등 모호한 표현을 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회피했다. 한 씨의 추락원인이 전동휠체어 운전미숙 의한 것이고 공사의 책임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서울장차연은 6월 말부터 신길역부터 시청역까지 일명 ‘지하철 타기 행동’을 실시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진짜’ 사과를 요구와 전 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요구했다.

지하철 타기 행동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한 줄로 선 채로 전동차에 승하차를 반복하며 고 한 씨가 죽은 이유와 전 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의 필요성을 알린 장애인들의 투쟁이다.
 
신길역 리프트 추락사고 투쟁의 일환인 지하철 타기 행동을 하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이 승객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에이블뉴스DB신길역 리프트 추락사고 투쟁의 일환인 지하철 타기 행동을 하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이 승객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에이블뉴스DB
장애인들의 강력한 투쟁이 지속되자 서울시교통공사는 9월 11일 책임을 인정하고 전향적인 사과를 담은 자료를 배포했다. 지난해 신길역에서 발생한 사고는 안타까운 사건이며 공사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이었다.

사과와 함께 서울장차연 지도부와 활동가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6~7월 진행된 지하철 타기행동을 진행한 서울장차연 지도부와 활동가들을 교통·업무방해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의 발표를 두고 장애인계는 ‘반쪽짜리’ 사과라는 반응을 보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교통공사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정작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서 유가족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7월 6일 첫 재판을 시작으로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소송은 장애인이 죽었음에도 리프트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는 서울교통공사의 직무유기를 법원을 통해 책임을 묻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됐다.

올해 11월 서울교통공사가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리프트를 탑승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고, 전동휠체어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들면서 고인의 과실이 90% 이상 반영해야한다는 내용이 담아 공분을 샀다.

더욱이 핵심인 ‘2022년 전 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설치’ 문구 삽입 내용이 빠진 부분도 장애인계를 실망케 했다.

‘2022년까지 전 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문구의 표현은 서울시의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표현인만큼, 서울시에 책임을 떠넘겨 버렸다는 것이다.

장애인권 단체가 올해 진행한 신길역 리프트추락 사고 투쟁은 전 역사 엘리베이터 1동선 설치이행 재확인과 함께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사과’를 이끈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이후 22건(수도권 17건, 부산 5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장애인권 단체의 사과 요구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음에도 유가족과의 책임문제에 관한 소송을 이어가고 있어, 이 사안은 내년 투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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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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