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투쟁 ‘자립생활’ 장애인 삶 탈바꿈
전동휠체어 건보, 활동지원 제도화 투쟁
자립생활운동사 ‘길에서 길을 묻다’ 출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8-17 17:02:50
세상에 편의시설의 ‘편’자도 없던 그런 시대가 있었다. “내 나이 18살 땐 그 시절엔 장애인이라고 부르기보단 불구자나 병신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시기였어요.” 중증장애인에게 외출은 천지개벽의 용기와 지원이 필요했고, ‘복지’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2000년 이후 변화 없는 골방에서의 삶을 넘어서려는 중증장애인들이 하나둘 세상 밖으로 나와, ‘
자립생활운동’이 시작됐다. 지금의
이동권, 전동휠체어,
활동지원서비스 등은
자립생활운동가들이 온몸으로 투쟁한 끝에 이뤄진 값진 성과다.
이 20년간 흘렸던
자립생활운동가들의 피땀 눈물이 한국
자립생활운동사 ‘길에서 길을 묻다’에 기록됐다.
"일본에서는 장애운동 선배들에게 자부심과 존경의 의미를 담아서 야쿠자식으로 인사를 한다. 한국의 자립생활운동도 기록을 통해 활동가들에게 자부심과 명예를 줄 수 있다면, 평생 쓸 수 있는 짱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는 한국장애인재단의 지원을 받아 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및 일반 독자들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
자립생활운동사 ‘길에서 길을 묻다’를 출판,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길에서 길을 묻다’는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모니터링센터
윤삼호 소장, 새날동대문자립생활센터 전정식 소장 등 3명으로부터 쓰여졌다.
크게 ▲한국장애운동의 역사와 성찰 ▲한국
자립생활운동사 ▲자립생활센터 이야기 ▲자립생활, 그 이전과 이후 등 총 4부로 나눠졌다.
‘길에서 길을 묻다’는 한국
자립생활운동 역사를 각각 1997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생활연구회가 설립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21년, 최초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설립된 2000년 기준으로 하면 18년,
자립생활운동이 생겨난 지 18~21년 정도로 봤다.
책 안에는 2000년대 초
이동권 투쟁, 전동휠체어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전동연대 투쟁, 활동보조 서비스 제도화 투쟁, 장애인복지법 속 자립생활 지원 개정 투쟁 등 20년간의 굵직굵직한 성과를 담아냈다.
또 2000년 8월과 9월 한국 최초로 설립된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다뤘다.
특히 총 14명의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자립생활의 의미를 기록한 전정식 소장은 ‘한국
자립생활운동 역사서’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이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표를 찍는 분들이 있다. 20년 전 중증장애인에게도 그랬다. 이 책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상호 소장은 ‘길에서 길을 묻다’가 끊임없이 토론되고, 강의될 교본으로의 역할이 되길 기대했다. “각 조직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되고 토론되고, 후배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도구로 쓰여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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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중년’을 맞은 자립생활운동, 앞으로의 20년을 어떻게 가야할까? 책의 저자인
이상호 소장은 ‘정치세력화’를 운동의 주요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날카롭게 짚었다.
이 소장은 “지금 법 제·개정 운동이 유형별 입법운동, 즉 콩가루 상황”이라면서 “법 제·개정은 예산이 수립되지 않으면 종이 쓰레기다. 국가가 재정을 수립할 때 장애인구수만큼 쿼터를 가져오지 못하면 100개의 법을 만들어도 100% 종이쓰레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을 만들기 위한 아군(국회의원)이 있어야 하는데 2016년 꽈당됐고, 2020년 한 명 될까 말까다. 전체 10%를 장애인으로 확보하는 운동을 앞으로 20년동안의 장애운동의 주요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저자인
윤삼호 소장은 “활동보조, 탈시설,
이동권 등은 수십년동안 해왔던 분야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안했던 분야이자 최근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문화예술 이슈에도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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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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