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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초점 장애인공단 인식개선 사업의 아쉬움
2019-03-11 09:20:10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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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공단 인식개선 사업의 아쉬움

‘무료 교육 공문’ 발송, 득보다 실 많을 듯

중증장애인 고용 확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3-08 17:30:43
1회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위크숍 ⓒ정민권 에이블포토로 보기 1회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위크숍 ⓒ정민권
이번 칼럼은 이전에 기고한 <방향 잃은 장애인공단 인식개선 사업>와 관련하여 뒷이야기 성격으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의 워크숍에 참석하여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지원 사업 공단 관계자와 나눈 면담을 토대로 작성하였다는 점을 밝힌다.

2월 28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주최한 제1차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위크숍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26개소의 위탁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이 기관들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 자리에서 논의되었다던 내용의 일부를 전해 들었다. 개인적으로 사전 설명회에도 참석하여 사업 운영에 대해 실망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 워크숍에는 '할 말 다 해보자'라는 각오로 참석했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위크숍은 약간 어수선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엄청 많은 강사들이 참석했다. 등록기관이든 개인이든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공단의 '무료 교육' 공문 발송에 대해 우려되는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쏟아낼 각오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했다간 무슨 선동을 하려는 것처럼 비칠까 싶어 그냥 속으로 삭히자니 고구마 백 개쯤 먹은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에 휴게실에 앉았다가 우연히 사업을 꾸려 나가는 담당 차장과 1:1 면담 자리가 만들어졌다.

작년 사전 설명회에서부터 26개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던 설명회 내용에 우려되는 것들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과 답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다. 오해한 부분도 있고 여전히 고구마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면담을 마무리했다.

결국 공단은 여전히 '지켜봐 달라'라는 말이고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가다가는 여기저기 함정이 보이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이견이 커도 너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에서 진행하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강사 지원 사업은 분명 환영할만한 사업이다. 개인적으로 이 사업이 불필요하다거나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아니다.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 적당히가 아니라 제대로 준비하고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담당 차장과 면담한 내용도 들었고 본인이 기고한 칼럼도 읽어 봤다는 공단 장애인식센터장에게 전화가 왔다. 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근무 중인 복지관으로 찾아와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우려되는 여러 사항 중 질문과 공단의 답변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Q. 강사의 50%를 중증 장애인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사항이 중증 장애인이 아니어도 된다는 말이 있다. 맞는가?

A. 아니다. 사전 설명회에서와 바뀐 것은 없다. 분명 강사의 50%를 중증 장애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잘못 전해 들은 것 같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26개의 위탁 수행기관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해 전해 들은 내용이었다. 반면 내가 그날 참석자에게 확인해 본 결과 오프 더 레코드라는 입장이다. 이날도 아직 확정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고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가능하다면 전체 물량(신청한 강의 수)에 50%는 중증 장애인에게 할당해주었으면 한다. 다만 강사의 50%는 중증 장애인이 아니어도 된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결론은 강사의 50%를 중증 장애인으로 채용하라는 거에서 전체 물량의 50%를 중증 장애인에게 배당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으로 변경된 거다. 논란이 있자 사전 설명회와 바뀐 게 없다고 한 건지 그건 공단만 아는 일이다.

Q. 왜 '무료 교육 공문' 발송을 고집하는가? 공문에 등록기관이 다 들어가나? 26개 기관만 들어가나? 무료라는 단어를 뺄 수는 없는가?

A. 공문에는 26개 기관만 들어간다. 무료 공문은 교육을 기피하거나 작년에 듣지 않았던 기관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유인책인 성격이다. 우선 듣게 하고 제대로 된 강의를 들어 본다면 이후에 유료 교육이라도 들을 거라 생각한다. 이미 유료로 교육을 들었던 사업체는 앞으로도 계속 들을 거다. 무료라는 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왜 무료를 고집하는지 줄기차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도 공단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공단은 이런 우려의 지적에 단순히 밥그릇 뺏겨서(공단은 아니라고 하지만) 논란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 사실은 무료 교육의 폐단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다.

26개 기관은 무료고 나머지 240여 개의 등록 기관은 자체적인 교육비를 유료로 하고 있는데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지원을 받지 않는 등록 기관에서 홍보를 추가한 무료 교육을 시행한다면 다른 무료 교육처럼 질 낮은 교육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없지 않겠는가.

이런 우려에 공단은 교육도 강화하고 적발되면 등록 취소와 강사 자격 박탈 등 강력하게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 이후 공단에서 교육과 관련하여 모니터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본다면 이것도 오프 더 레코드로 끝나지 않을까.

또 등록기관과 위탁 기관의 혼란도 그렇지만 위탁 기관 입장에서도 공단의 지원이 있을 때는 무료지만 이후에는 교육비를 책정받아야 하는데 이런 일관되지 않은 운영은 사업체들에게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여러모로 참 걱정되는 무료 교육 공문이다.

Q. 전국 26개 위탁 기관에서 예산에 맞는 확보한 22,300여 개의 강의를 수용 가능한가? 한 기관당 860여 개의 강의를 소화해야 한다.

A. 산술적으로 보면 지적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사실 확보한 물량을 26개 기관에 배분한 건 아니다. 위탁 기관 신청할 때 각 기관에서 소화 가능한 양만큼 신청하였고 공단은 그 물량만큼만 강사비 지원이 있을 것이다. 그 이후는 기관에서 교육비를 알아서 충당해야 한다.

Q. 그렇다면 26개의 기관에서 신청한 물량이 1,000개라고 치면 나머지 11,300개의 물량은 어찌 되는가?

A. 최대한 기관을 독려하겠지만 소진 못하면 어쩔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공단의 입장은 올해는 시범사업 성격이니 지켜봐 달라라는 것이다. 우려하는 무료 공문 대상 사업체도 50인 이상 300인 이하 사업장(22,300여 개)에만 발송되니 전체 사업체의 수에 비하면 미미하기 때문에 이미 잘하고 있는 등록 기관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그럴까? 지금도 교육비를 문의하며 기관들을 수소문하는 사업체는 많다. 아직 교육이 자리 잡지 않은 이상 한 푼이라도 저렴한 교육을 선호하는 건 뻔하지 않은가. 이런 사업체가 무료 교육이 있는데 유료 교육을 진행하려 할까 싶은 건 내 기우일까?

어쨌거나 공단은 이번 강시비 지원 사업은 시범사업 성격이니 지켜봐 달라는 입장으로 예정대로 진행하는 건 변함없다는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또한 교육의 질이 저하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만족도 조사나 평가 등을 통해 강사의 등급도 차별화 하겠다는 계획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하나의 정책이나 제도가 시행되는데 많은 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제도에 대한 지적이나 질책도 많다는 것 또한 이해한다.

그리고 이 사업은 분명 장애인 고용에 의미 있고 확실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시행은 너무 반갑고 고맙다. 하지만 중증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처음 의도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건 좀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공단에 제안하는 것은 이렇게 무료 교육 공문 발송보다 교육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전 직원이 참여해야 하고 일지 작성을 위해 서명이 포함된 명단과 사진을 교육을 받는 사업체에서 제공하게 만들어 달라. 강사가 일일이 설명해도 제공을 꺼리거나 무시하는 사업체도 많다. 이런 제도의 절차부터 알리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더 이상의 사공 역할은 내려놓고 배가 부디 목적지에 잘 다다르길 빌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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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정민권 (djan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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