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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초점 “전혀 못해요” 시각장애인 활동지원 딜레마
2017-12-07 08:22:17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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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못해요” 시각장애인 활동지원 딜레마

인정조사표 ‘특성 미반영’ 불만…수정안 제안

‘식사하기’↓, ‘대중교통 이용’↑ “개선 필요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2-06 17:39:57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6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강당에서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당사자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6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강당에서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당사자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전화기를 정상적으로 받고 쓸 수 있습니까?”
-스마트폰 시대에 터치스크린이 힘들어서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해 통화를 합니다.

“식사나 빨래 등은 혼자서 할 수 있습니까?”
-이렇게 눈 나쁘게 산지가 40년인데 옷이나 빨래 구분을 못하겠습니까?

장애인활동지원등급을 받지 위한 인정조사표가 시각장애인들에게 불리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수많은 조항에 시각장애인들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못 한다”고 말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6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강당에서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당사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활동지원 인정조사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현행 활동지원 인정조사표는 신체기능 영역, 인지기능 영역, 행동변화 영역, 간호처지영역 등 총 52개 항목과 수단적 일상생활동작(IADL) 분야의 8개 항목, 추가항목 5개 등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특정 항목에서만 도움이 필요한 감각장애인에게는 불리하다. 예를 들면, 인정조사표상 “옷 벗고 입는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습니까”란 항목이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상지나 하지에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0점을 받는다.

이에 이미 시각장애계에서는 시각장애유형을 고려하지 않은 인정조사표에 대한 문제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지난해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6개 기관 및 단체는 시각장애인활동지원개선연대를 꾸려 시각장애인 등급 하락 문제를 짚은 바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지난해 발표한 시각장애인 시도별 활동지원서비스 등급재심사 결과, 총 7.53%가 하락했다. 이는 전체 장애인 3.85%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왼)활동지원 서비스 이용자 박제민 씨(오)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 중구지회 조재형 사무국장.ⓒ에이블뉴스    (왼)활동지원 서비스 이용자 박제민 씨(오)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 중구지회 조재형 사무국장.ⓒ에이블뉴스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자 시각장애인 박제민 씨는 “인정조사를 받은 사람으로서 조사항목이 시각장애인의 현실과 거리가 참 멀다고 느꼈다. 제가 왜 블루투스 헤드셋을 써야하는지 전혀 묻지 않았다”며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주관적, 객관적으로 확인해야함에도 질문들은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집안에서 행하는 동작의 경우, 숙련을 통해 단순 반복적으로 가능하게 된 시각장애인들은 인정점수가 낮게 측정된다. 하지만 사회적 활동 욕구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며 “인정조사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 중구지회 조재형 사무국장도 “시각장애인 활동보조 이용자는 와상 또는 여타 신체장애 유형에 비해 확연히 시간 배정이 적다”며 “혼자서 돌아누울 수 있는가 밥을 먹을 수 있는가? 등 수많은 조항들이 시각장애인의 인격을 무시하는 조항임에도 시간을 조금이라도 많이 받기 위해 ‘못한다’고 대답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 사무국장은 “인정조사시 얼마나 사회 활동을 할 의지와 여건이 준비되어 있는가와 그 활동을 위해 얼마나 활동보조 시간이 필요한가를 조사해야 한다”며 “인정조사표 항목이 보호와 케어 중점에서, 자활 중심으로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각장애인 욕구와 특성을 반영한 인정조사표 수정안을 제안한 대구대학교 조성재 교수.ⓒ에이블뉴스    시각장애인 욕구와 특성을 반영한 인정조사표 수정안을 제안한 대구대학교 조성재 교수.ⓒ에이블뉴스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조성재 교수는 시각장애인들이 지닌 욕구와 특성을 반영한 인정조사표 수정안을 내놨다.

먼저 ‘일상생활 동작영역;, 즉 식사하기, 옷 갈아입기, 목욕하기 등은 기존 총점수 260점에서 190점으로 줄였다. 신체적 동작에 문제가 없는 시각장애인 특성을 반영한 내용이다.

반면,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이 많은 ‘수단적 일상생활 동작영역’, 즉 물건사기, 집안일, 대중교통 이용 등은 기존 총점수 125점에서 185점으로 늘렸다.

‘장애특성 고려영역’의 경우 시각장애 60점 그대로 반영했으며, ‘사회참여 고려영역’은 사회참여를 위한 안내서비스가 많이 필요한 특성을 반영해 최고점 10점에서 20점으로 배점을 늘렸다.

조 교수는 “문서나 시각장보 처리 등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원과, 일상생활 지원을 주된 욕구로 하는 발달장애인 대상의 활동보조 서비스 대상 선정기준과 서비스 내용이 같아서는 안된다”며 “인정조사표 내 시각장애인 특성과 욕구가 반영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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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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