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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보도자료 [성명서] 장애혐오 조장한 MBN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
2018-07-27 13:32:34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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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장애혐오 조장한 MBN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

- 장애인 당사자의 휠체어 이용을 ‘장애인 코스프레’라니, 어처구니가 없어

 

지난 6월 25일 MBN 뉴스 8에서 방송된 이 한 장의 사진 코너의 내용은 참으로 기이하고 의아스러웠다. 뉴스는 검찰에 소환되는 한 인사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모습을 화면 가득 보여주면서 ‘어찌된 일인지 휠체어에 앉아 포토라인에 섰다’고 비아냥거렸다. MBN 뉴스 8의 진행을 맡고 있는 김주하 앵커는 예의 그 선명하고 또랑또랑한 음성으로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았다지만 장관 시절엔 휠체어를 탄 모습이 기억나지 않는 분인데, 오늘은 뜻하지 않게 휠체어로 출석을 했네요.”라고 발언했다. 마치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검찰 소환이 되자 국민의 동정심을 얻기 위해 ‘장애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힐난한 것이다.

 

휠체어를 이용해 검찰 소환에 응해 비난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며, 그는 실제 장애인 당사자이다. 황당하게도 이채필 전 장관은 장애인 당사자임에도 MBN 뉴스 8에 의해 ‘장애인 코스프레’를 한다며 비난받은 것이다.

 

참으로 천박하기 짝이 없는 장애혐오 방송이다. 장애인 당사자가 안전한 이동을 위해 보조기기인 휠체어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는 사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무지한 방송이고, 장애차별적인 방송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채필 전 장관의 신분이 피의자이건 참고인이건 증인이건 상관없이 그는 장애인 당사자로서 보조기기인 휠체어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 장애인 당사자가 이동의 안전과 활동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휠체어를 이용했다고 해서 언론의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이채필 전 장관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보행이 불편한 양하지 지체장애인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건물 구조상 계단을 걸어야 하는지, 계단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였고, 검찰은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를 인정하고 검찰에서 준비한 휠체어를 타고 수사관실로 오도록 안내 받는 등 검찰이 권유한 방법대로 출석하여 지정한 포토라인에 앉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MBN 뉴스 8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는 외면한 채, 장애인 당사자의 휠체어 이용을 코스프레로 덧씌워 비난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이채필 전 장관의 장애 상태는 손잡이 난간도 설치되지 않은 계단을 걸어가려면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또 다른 손으로는 타인의 부축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며, 보행 중 넘어지거나 포토라인과 출입구 사이에 취재기자들의 뜨거운 취재 경쟁과 질문공세 과정에서 몸이 부딪히거나 좁혀지기라도 하면 쉽게 넘어질 수 있는 허약한 신체 상황이었다. 이러한 장애인 당사자의 장애 정도와 검찰의 입장은 확인하지 않았을 뿐더러 당사자에게 반론할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특히 공공건물의 장애인 편의시설 여부는 의도적으로 눈감고. 장애인 당사자의 장애 상황을 동정심이나 유발하려는 ‘장애인 코스프레’ 출석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는 취지의 보도를 한 것이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은 장애인의 이동성 보장(제20조)을 위해 보조기에 대한 접근을 촉진할 것을 당사국에 장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노인 등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및 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통해 보조기기의 사용이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임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에게 보조기기는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향상․보완하고, 일상 활동의 편의를 돕는 필수적인 도구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휠체어를 비롯한 보조기기 사용은 장애유형, 장애정도에 상관없이 활동의 제약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 상임대표 김광환)는 MBN 뉴스 8에 대하여 장애인 당사자의 보조기기 이용을 마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장애인 코스프레’로 비하해 방송한 것에 대하여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MBN 뉴스 8의 보도는 편의시설 미비로 발생한 문제를 장애을 가진 인물에 대한 비난으로 여론몰이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제에 MBN 뉴스 8를 제작에 참여하는 기자들은 물론 김주하 앵커까지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2018년 7월 27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