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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총선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서명운동 선포
2019-10-01 16:21:59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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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서명운동 선포

장애인권단체들,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 위해 시급

‘쉬운 선거정보 제공’ 등 요구안 서울선관위에 전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0-01 16:21:18
1일 오후 피플퍼스트서울센터를 비롯한 6개 장애인권단체가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국민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일 오후 피플퍼스트서울센터를 비롯한 6개 장애인권단체가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국민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에이블뉴스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약 200여일 앞둔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평등한 선거환경이 만들어지도록 하기 위해 장애인권단체들이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국민 서명운동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를 비롯한 6개 장애인권단체는 1일 오후 1시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평등한 참정권으로 평등한 국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그림투표용지가 도입돼 많은 사람들의 참정권이 지켜지는 날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그동안 공직선거법 안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문제와 관련,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시급하게 도입되어야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는 그림투표용지의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그 첫 번째 활동이다.

그림투표용지 도입 이외에도 제21대 총선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쉬운 선거정보 제공, 수어통역·자막제공 의무화 등의 요구도 서명운동에 포함됐다.

현재 투표용지는 후보자의 이름 또는 정당의 이름만을 표시해 정자체로 쓰여진 동일한 이름 안에서 내가 원하는 후보자의 이름이나 정당을 찾아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글자를 읽을 수 없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이전에 여러 선거홍보 과정을 통해 후보자의 얼굴이나 정당의 표시를 확인했다 할지라도 정작 투표당일에는 글자로만 후보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비단 글자를 읽기 어려운 발달장애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글자를 해독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들이 투표과정에서 글자만으로 제공되는 정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서 투표용지 안에 후보자의 사진이나 정당의 로고를 넣어 글씨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투표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다보니 쉽게 후보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표용지안에 사진과 이름을 함께 표기하고 있으며, 정당 비례대표 투표의 경우에도 정당의 로고가 표기되어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정당의 로고를 투표용지안에 함께 표시하고 있으며, 터키나 이집트와 같이 문맹률이 높은 국가들 또한 후보자들의 사진과 정당의 로고를 투표용지에 인쇄해 유권자들이 혼란 없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8월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그림투표용지 제작 요구에 대해 “선관위의 최우선 가치인 중립성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1일 오후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국민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사진 좌측으로부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일 오후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 만들기 국민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사진 좌측으로부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발달장애인이 문자만으로 구성된 투표용지를 봤을 때 이 후보자가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인지, 이 정당이 내가 알고 있는 정당이 맞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장애 특성상 많은 난관을 겪게 된다”며 “문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의 특성에 맞게 후보자의 그림이나 사진, 정당의 로고 등을 투표용지에 넣어 그들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한글을 읽고 쓸 수 없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먹고 살기 바빠 학비를 마련하지 못했다”며 “글로 된 투표용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그나마 사진을 보면 누가 누군지 인식하신다.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는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취약계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소장은 “대한민국 국민은 글을 읽을 줄 아는 비장애인뿐인가. 글을 읽지 못해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라며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개진해 반드시 그림투표용지를 도입하고 내년 총선을 공정한 선거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후보자의 사진과 정당의 로고를 확인할 수 있는 그림투표용지 도입 ▲공보·홍보물 등 선거 정보자료를 알기 쉬운 형태로 제공 ▲선거 전 과정에 수어통역·자막제공 의무화 ▲1층이거나 승강기 등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투표소 선정 등의 개선방안이 담긴 요구안을 현장을 찾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문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그림투표 용지로 투표하는 과정을 시연하는 퍼포먼스를 펼친 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서명도 받았다.
 
1일 오후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소장이 장애계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요구사항을 담은 요구안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일 오후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소장이 장애계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요구사항을 담은 요구안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1일 오후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소형민, 이다영 활동가가 문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그림투표용지로 투표하는 과정을 시연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일 오후 서울 명륜동 국립어린이과학관 앞에서 소형민, 이다영 활동가가 문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그림투표용지로 투표하는 과정을 시연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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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kaf29@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