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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양평,‘제2의 도가니’ 은혜재단 사태… 아물지 않은 ‘상처’
2017-09-05 08:43:47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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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제2의 도가니’ 은혜재단 사태… 아물지 않은 ‘상처’

 
배석환 기자

 

 
 

 

"애꿎은 시설 간 순환 발령", 이틀 만에 없던 일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나"…시설종사자 피해 심화

“재단 내분 사태로 직원들만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제2의 도가니’라 불리는 양평 은혜재단 사태로 애꿎은 시설 종사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하루 빨리 재단 내분 사태를 종식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설립자 측이 내세운 A 이사장은 지난 5일 뜬금없이 재단 소속 직원 인사발령(기관 간 전보)을 통보해 직원들의 원성을 샀다. 

  
은혜재단(이사장 김종인)에 따르면 재단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A 이사장이 지난 5일 은혜의집 사무국장을 지게의집 시설장 직무대행으로, 지게의집 사무국장을 은혜의집으로 전보하는 등 총 12명에 대한 인사발령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은혜의집 사무국장 등 5명이 지게의집으로 출근하자, 지게의집 해당 당사자들을 비롯하여 직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일촉즉발 대치를 이어갔다.

결국 직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이틀만인 7일 인사발령을 보류하면서 이들 5명은 철수하긴 했지만 추가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또 지게의집 원장에 대해 17일 해고통지를 보내면서 직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지게의집 원장은 “정당한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적인 이사장의 권한이 없는 불법 해고통지로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종인 이사장 측 역시 자격 없는 A 이사장의 이 같은 모든 행위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은혜재단 관계자는 “자격 없는 A 이사장이 무리한 인사발령으로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설립자와 산하시설 원장의 무리한 재단 장악 시나리오에 A 이사장이 거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횡령 등 혐의 설립자 부인 구속, 설립자 불구속 수사

설립자 아들과 산하시설 원장 2명도 수사기관 수사 중

공무원 3명에 대한 직권남용 등 혐의 경찰 수사 시작

은혜재단은 산하 시설 B원장을 법인전출금 1,700여만원 무단 사용한 혐의와 기능보강사업비 횡령에 대한 관리감독에 대해, 또 다른 산하시설 C원장은 영리사업 겸직과 김영란 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양평군에 감사를 청구하고 검찰에 고소했다.

양평경찰서는 지난 18일 설립자 부부를 4억8천여만원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결국 설립자 부인이 구속됐으며 설립자는 불구속 입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재단 간사였던 설립자 아들 역시 회의록 조작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고소된 양평군청 공무원 3명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양평경찰서는 26일 재단 직원을 소환하여 고소인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조만간 공무원들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재단 산하 직원들은 "제2의 도가니 재단이 된 것 같아 저희 사회복지 종사자 일동은 너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하고, "최근 설립자 부부의 구속 관련 뉴스가 kbs와 한겨레, 세계일보 등 중앙 언론을 비롯 각종 지방지와 지역언론 등에 보도되면서 사회복지사로서 자괴감까지 들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재단과 설립자 측이 내세운 이사들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문제와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저희 일선 종사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단과 설립자 측 사이의 소모적인 싸움에 장애인사설 업무 추진에도 악영향이 초래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번 사태로 대다수 종사자들이 심한 스트레스와 사기저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직원들은 “설립자 D씨가 공개적으로 ‘000집 직원들 조심해라’ ‘장애인 피 빨아 먹는 X들’ 이라는 등의 협박적인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녹취록에는 이 같은 충격적인 발언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또 “설립자 부부가 실형과 집행유예로 7년간 시설을 운영할 수 없지만 설립자 자식들과 친인척들이 시설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설립자 부부가 실제 운영하는 것과 진배없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양평군과 경기도의 보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설 입소자인 지적장애인 E씨는 이번에 구속된 설립자 부인에 대해 “목사님 부인이 장애인 돈을 그런 식으로 훔쳐갈 수 있느냐”며 분개하기도 했다. 구속된 설립자 부인은 지적장애인 E씨 모녀의 돈 2,900만원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은혜재단 사태는 지난 1월 16일 김종인 이사장이 설립자의 강압에 의한 사표제출로 발단이 됐다. 재단 측은 설립자 측의 무리한 재단 장악 행보로 인해 이번 사태가 발생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은혜재단 사태는 결국 설립자 부부의 재 구속 사태로 확산됐다. 앞서 2014년 당시 설립자 부부는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설립자 D씨는 구속 후 징역 1년, 부인은 불구속 재판을 받아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번에는 거꾸로 부인이 구속되는 사건을 계기로 복마전의 사회복지법인 비리 실태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향후 법인 이사장의 거취 여부에 따라 여러 인사들의 거취 또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인에 적극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몇몇 직원에게도 '징계의 칼날'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평/배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