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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초점 "강제로 머리 자르고 폭행…장애인시설 대책 마련해야"
2017-03-23 15:44:58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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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머리 자르고 폭행…장애인시설 대책 마련해야"

가교행복빌라 셧다운 대책위 "시설 임원 책임물어야"

(광주=뉴스1) 최문선 기자 | 2017-03-22 14:44 송고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강제로 몸을 붙잡게 한 뒤에 싹둑 잘라버렸어요. 저항한다고 폭행도 일삼았어요".

"장애인들의 장애수당 카드로 목도리, 점퍼 등을 구입해 이사장 본인이 사용하거나 직원들이 사용했어요. 상한 음식이 간식으로 나가고, 구입한 소고기는 그중 4분의 1을 이사장의 강아지가 먹었다고 보면 돼요".

"겨울엔 보일러를 틀지 않아 동상에 걸리고, 너무 더웠던 2016년 여름엔 에어컨을 거의 틀지 않아 탈진한 사람이 여럿 있었죠. 1년간 전기요금 내역을 뽑아보니 8~10월 요금이 가장 적었을 정도니까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지역 장애인단체와 인권단체 회원 10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의 한 사회복지법인 산하 장애인거주시설의 실태를 고발하며 전한 내용이다.

'가교행복빌라 셧다운 대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해당 장애인시설 내에서 이뤄진 폭행, 학대, 금전착취 등 인권침해 사례를 조목조목 읊었다.

한 참가자가 대독한 편지글에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에서 장애인은 주체가 되지 못했고 '이사장'이 주체가 돼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학대를 받았다"는 내용의 참담한 실상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시설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직접 겪은 경험담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 가동 없이 15명이 선풍기 1대에 의존하며 지내온 일,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리고 저항한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일, 간식으로 상한 음식이 빈번하게 올라온 일 등 수많은 의혹들은 여러 사람의 제보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고 한다.

직원들 또한 부당한 대우와 모욕을 감내해야 했다. 장애인들의 금전으로 구입한 간식을 장애인들에게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사장에게 볼을 꼬집혔고, 이사장에게 명절선물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설장에게 야유도 들었다.

직원들은 장애인들의 장애수당 카드로 옷을 구입해 사용하도록 지시도 받았다. 이사장의 강아지를 돌보느라 시설과 장애인들을 돌볼 여유가 없었고, 이사장이 방문하는 날엔 시설장과 직원들을 대동해 보톡스를 맞으러 가는 일도 있었다.

대책위는 이같은 부정행위를 지속해 온 해당 시설의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시설을 사유화한 법인 임원을 전원 해임하고, 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특히 "거주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회계부정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행정조치를 신속하게 행해야 한다"며 "민·관 합동 대책기구를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시를 향해서도 "지역에 더 이상 대규모 장애인거주시설을 설치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라"며 "사회복지법인이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설립된 30인 수용규모의 해당시설에는 일명 '도가니' 사건 피해자들 중 일부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인화학교 사태 발생 이후 가족 등 연고자가 없어 '임시보호조치' 일환으로 피해자들이 옮겨와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인화학교 사태는 2000~2004년 광주인화학교 일부 교직원이 청각장애 학생들을 상습 성폭행한 실화를 담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가 2011년 9월 영화로 제작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일을 말한다.

인화학교는 2011년 폐쇄됐고 학교를 운영한 우석법인이 지난 2014년 해산하면서 우석법인 소유였던 토지 44만6786㎡, 건물 3개동은 광주시로 귀속됐다.

다만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해당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실제 도가니 피해자들이 아니다"라며 해명한 바 있다.

시측은 "실제 도가니 피해자는 당시 인화학교 재학생이었고 도가니사건 후속조치로 법인이 폐쇄되자 같은 울타리 안에 있던 법인산하시설인 인화원(장애인거주시설) 거주자들이 옮기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