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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초점 전국에 퍼진 외침, ‘중·경 단순화는 장애등급제 폐지가 아니다’
2017-03-24 15:25:58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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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퍼진 외침, ‘중·경 단순화는 장애등급제 폐지가 아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6개 지역에서 장애등급제개편 3차 시범사업 반대 기자회견 열어

데스크승인 2017.03.23 19:32:20 황현희기자 (웰페어 뉴스)

 

지난 2013년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국정과제로 공식화하고, 장애등급제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7년이 된 현재, 여전히 장애인은 등급을 나눠 선별적 복지서비스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장애등급제 폐지가 아닌 중‧경 단순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2차례 진행했고, 장애계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꾸준히 표명해왔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비판의 칼날은 중‧경 단순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으로 향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3일 서울시 충정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장애등급제개편 3차 시범사업 반대! 장애등급제 완전 폐지 촉구!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4~2018년까지 시행될 제1차 사회보장 기본계획을 통해 ▲현행 장애등급제를 개선해 의학 기준 외에 장애특성, 서비스 필요도 등을 반영한 새로운 장애판정체계 마련 ▲장애등급이 아닌 서비스 필요도 등을 반영한 통합 판정체계로 대체 ▲등급제 폐지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서비스는 등급에 따른 신청제한을 우선 폐지 등을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3년 장애당사자, 학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장애판정체계기획단(이하 기획단)을 만들었다.

2013년 기획단 회의에서 보건복지부는 ‘장애등급제를 2017년까지 폐지하되, 그 중간단계로서 중증 장애인과 경증 장애인으로 구분해 장애등급을 간소화하는 일명 중‧경제 도입’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장애계는 중‧경 단순화는 ‘장애등급제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이후 기획단은 장애등급제 폐지 방향에 대한 회의 끝에 지난 2013년 12월 16일 △중‧경 단순화는 거치지 않는다 △소득보장은 의학 기준, 직업‧근로능력기준, 사회적 환경 여건 등을 고려해 종합판정체계를 마련한다 △장애등급 구분에 따라 할인율에 차등을 두지 않는 제도는 제도개편 후에도 할인율에서 차등을 두지 않는다 △서비스 분야는 장애영역별 특성을 반영한 인정조사표를 마련한다 등의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기획단에서 합의한 모든 논의 과정을 뒤짚고 지난 2015년 6월 서울에 위치한 노원, 구로 등 6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장애등급제 개편(중‧경 단순화)에 따른 1차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장애 당사자가 장애 등록이나 서비스를 신청하면 국민연금공단 조사원이 집을 방문해 서비스 지원을 조사한 뒤 개인욕구, 장애로 인한 기능제한,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인별 서비스 지원계획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이에 1차 시범사업 참여자 2,565명 중 2,534명(98.8%)에게 주간활동, 장애인 구강진료 등의 기존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연계는 1,981건, 정보제공 5,622건으로 정보제공이 월등히 많았다. 정보제공 중에서도 할‧인감면서비스가 3,387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2차 시범사업에서는 참여자 4,037명을 대상으로 2,023명에게 공공‧민간서비스를 연계해 서비스 연계율 50.1%를 기록했다.

장애계는 정부가 시범사업 성과라고 밝힌 통계들이 모두 기존의 서비스를 연계해 주거나 정보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상임대표는 “정부가 밝힌 시범사업은 그저 활동보조 연계, 민간서비스 정보 제공이 전부.”라며 “이미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보조 연계하고 정보제공을 해주고 있다. 기존에 하고 있던 것들인데 정부는 정보제공 몇프로 했다고 홍보한다. 장애등급제 폐지 하라니깐 굳이 안해도 될 정보제공만 하고 있다. 당장 4월부터 시작되는 3차 시범사업을 중단해라. 정부 예산 50억 원을 들여가며 무의미한 시범사업 할 필요 없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시행하는 시범사업은 기존 1~6급으로 나뉘는 장애등급이 중‧경 단순화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의학적 판단에 기초해 복지서비스가 제한된다.

마포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오상만 소장은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보다 중‧경 단순화 방안을 고집하는 이유는 하나.”라며 “현재랑 똑같기 때문이다. 현재도 감면할인제도는 1~3급과 4~6급 두 부류로 나뉜다. 중‧경 단순화는 단지 1~3급을 중증으로 4~6급을 경증으로 말만 바꾼 것이다. 기존에 나눠 지원하던 것을 그대로 해주면 되니 굳이 개편이나 예산 확보가 필요 없다. 정부는 더 이상 말만 바꾸는 꼼수를 부리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상상행동 장애와 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중증으로 분리된 사람이나 경증으로 분리된 사람이나 등급이란 벽에 갇혀 살아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본인이 중증이라는 증거를 계속해서 이야기 해야 하고, 경증인 사람은 자신이 경증으로 분리됨으로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받지 못할까봐 걱정해야 한다. 대체 누굴 위한 중‧경 단순화인가. 우리는 원한 것은 이런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박경석 대표는 “오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있다. 모든 후보가 장애등급제 폐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믿을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후보 당시 장애등급제 폐지를 약속했다. ‘약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폐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리는 장애등급제가 완전히 폐지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의지를 전했다.

한편 장애등급제 3차 시범사업 반대 기자회견은 서울시 충정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뿐만 아니라 광주광역시, 충청북도 청주, 대구, 경상북도 구미, 경기도 수원 등 각 지역지사에서 동시에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