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환 서울대의대 교수와 이진용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이용해 2010년 한해 동안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전체 여성의 자료를 분석해보니, 임신 및 출산을 한 46만3847명 가운데 장애 여성은 전체의 0.6%인 2968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가임기(15~49살) 장애 여성 가운데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비율(1.4%)은 비장애 여성(3.5%)의 40% 정도였다. 게다가 장애 여성은 유산율이나 제왕절개 분만 비율 등도 비장애 여성보다 높았다. 유산율은 장애 여성이 27.6%로 비장애 여성의 20.8%보다 높았고, 제왕절개 분만율도 54.5%로 비장애 여성의 39.5%보다 크게 높았다. 임신 관련 합병증의 발생 비율도 장애 여성이 더 높았다.
장애 여성의 임신 및 출산이 더 어렵다면 임신 뒤 산전 관리를 더 충실하게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장애 여성의 평균 산전 진찰 횟수는 8.9회로 비장애 여성의 9.4회보다 적었다. 더욱이 전체 임신 기간 중 산전진찰 횟수가 4회 이하로, 이른바 부적절한 산전 관리를 받은 비율(17%)이 비장애 여성(11.7%)보다 크게 높았다. 이 비율은 중증일수록 높았는데, 중증 장애 여성이 경증 장애 여성보다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장애 여성은 비장애 여성에 견줘 임신을 덜 하기도 하지만 임신 뒤에도 유산율, 제왕절개 분만율, 임신 관련 합병증 등이 모두 높았다. 부적절한 산전 관리를 받은 비율도 높아, 장애 여성의 임신 및 출산을 지원하는 데 정부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2010년 한해만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장애 여성의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현행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려면 적어도 5~6년 동안의 지속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겨례 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