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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에이블뉴스]발달장애인법, 장애가정 비극 멈춰주길
2015-02-03 09:01:24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조회수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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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법, 장애가정 비극 멈춰주길

연이은 비극사건, 알맹이 있는 하위법령 마련 절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2-02 15:55:55
“할 만큼 했는데 지쳤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언니는 좋은 시설보호소에 보내주세요.”라는 짧은 문자메시지를 남긴 채 목숨을 끊은 20대 여성 류모씨의 사연은 우리 사회를 또 한 번 반성케 했다.

꽃다운 나이에 어려운 생활고와 지적장애언니부양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진 그녀의 죽음에 돌을 던질 이 또한 없었다.

단절된 유대감 속에서 20대 젊은이가 ‘할 만큼 다’해도 희망이 없는 미래.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들은 그녀의 죽음을 두고 “남 일 같지 않다”며 가슴 아파할 뿐이다.

사실 류씨와 같은 자살사건은 그간 있어왔다. 지난 2013년 서울 관악구에 사는 강모씨가 자해가 심한 그의 자폐성 장애인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그의 유서는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가는 건 너무 힘들다. 힘든 아들을 내가 데리고 간다’였다.

올해도 광주에서도 5살된 아들이 자폐판정을 받자 부부와 아들이 동반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의 유서에서도 역시 ‘부부만 죽으면 아이가 너무 불쌍하니 함께 가겠다. 우리 세 식구는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말이었다.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중의 장애인’으로, 2012년 기준 지적장애인 17만3257명, 자폐성장애인 1만6906명 모두 19만163명 정도다. 전체 장애인의 약 7.6%정도.

지난해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발간한 ‘나는 발달장애인입니다’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은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너무나 필요로 하고 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도움이 절실한 보호자는 부모가 68.8%, 형제자매 7.9% 등 가족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우울정도는 우울증 의심단계(16)를 넘는 19.43. “할 만큼 했는데 지쳤습니다”란 류씨의 유언, 20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처지를 절절히 대변한 것이다.

다행히도 지난해 발달장애부모들의 염원이었던 발달장애인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오는 11월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인지력, 자기결정력 등이 부족한 그들에게 소득보장, 개인별지원계획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시행령을 논의 중인 지금,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아직 우려함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공청회에서도 “없으니 못한 내용”, “기존의 서비스를 그냥 모아 놓은 것이 아니냐” 등의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 복지가 턱 없이 미비한 현실에서 결국 모든 책임은 가족이 질 수밖에 없다. 시행발달장애인법이 그 모든 해결책은 되지 않겠지만 부디 이런 안타까운 죽음은 막아줬으면 좋겠다.

취재 도중 만났던 한 발달장애 부모는 “남들은 사춘기기 때문에 자식과 많이 싸운다는데 사춘기가 없어서 효도한다”며 말없이 방긋방긋 웃는 자녀만 봐도 힘이 솟아난다고 했다. 자녀를 치료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너무나 힘들지만 웃는 자녀의 모습에 한 순간 잊혀진다고.

부디 장애부모들의 더 이상 마음 아파하지 않도록, 더 이상 제2의, 제3의 대구자매의 비극이 나오지 않도록 발달장애인법 하위법령이 ‘알맹이’ 있게 잘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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