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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칼럼 20년 현대판 노예’ 지적장애인, 소보다 못한 짐승취급에 시청자 “경악”
2009-07-22 11:17:00
관리자 조회수 2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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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지적장애자가 20여년간 임금도 받지 못하고 정부보조금까지 착취당한 사연이 방송돼 시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7월 21일 오후 SBS '긴급출동! SOS 24'(이하 SOS 24/진행 김일중 아나운서)에는 20년간 착취당한 현대판 노예의 사연이 방송됐다. 한 남자가 20여년째 노동력과 정부보조금까지 착취당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취재진은 한 시골마을에서 컨테이너에 거주하며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에서 쉬지않고 일하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정상율(가명, 48)씨는 20여년전 집주인이 한 기도원에서 이곳으로 '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데려왔다. 그는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현대판 노예 생활을 하고 있었다. 컨테이너 안은 먼지와 거미줄로 가득한데다 과자봉지와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고 베개는 시커멓게 변색돼 있어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정씨의 집주인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게 만든 이 남자를 'IQ'가 아예 없는 사람이라며 막말과 멸시를 서슴지 않았다. 집주인은 취재진에 "소를 지키기 위해 컨테이너에 재우는 것"이라며 그를 소를 지키는 개 정도로 취급했다. 취재진은 이웃으로부터 "소만큼도 대접받지 못한다.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그것도 모두 집주인이 착취한다"는 말을 듣고 경악했다. 집주인은 5,000여만원이 넘는 정씨의 정부보조금을 모두 사비로 사용하고 있었고 오히려 "함께 살면서 같이 썼다.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큰소리를 치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여 충격을 더했다. 'SOS 24' 취재진은 긴급히 솔루션 위원회 회의를 열고 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일하지 않아도 되는 곳,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어떠냐"고 설득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를 완강히 거절했다. 솔루션 위원회의 정재훈 정신과 전문의는 "당사자의 지적 능력으로 볼 때 주변 환경이 바뀌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정씨는 인간답지 못한 대접을 받는 이곳에서까지 버림받을까 두려운 상태였던 것. 'SOS 24'취재진은 정씨를 힘겹게 달래 모 요양원으로 보냈다. 이어 제작진은 집주인에게는 20여년 동안의 정부보조금과 임금에 대한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의 모습은 불과 하루 이틀만에 많이 밝아졌다. 하지만 그 밝아진 모습 뒤에는 더욱 가슴아픈 사연이 있었다. 취재진은 20여년전 그가 생활했었다는 기도원에서 정씨에 대한 과거를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기도원 원장은 정씨가 "모 터미널에서 노숙하고 있던 지적장애인이었다"고 밝혔다. 또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기도원 생활 도중 그 집주인이 밥을 챙겨 먹이겠다고 하며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무려 30여년에 걸친 그의 숨겨진 사연은 알아낼수록 기구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가 기도원 생활 전 노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낸 취재진은 가족까지 추적했다. 정씨의 형은 30여년전 그를 잃어버렸다고 고백하며 지난 30여년간 정씨의 노예생활을 듣고 미안함과 서러움에 오열했다. 그런데 정씨에게 가족의 존재를 알리자 정씨가 "만나지 않겠다"고 정색하고 나섰다. 정씨는 "형이 나를 갖다 버린 것"이라고 말해 요양원 직원들과 취재진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적 능력이 부족한 그의 기억이 옳은 것인지는 확인할 바 없지만 적어도 정씨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찾아 요양원을 방문한 가족들을 끝까지 만나지 않겠다고 거부해 주변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결국 정씨를 만나러 온 가족들은 앞으로 30여년동안 쌓인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발길을 돌렸다. 한편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씨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담긴 글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몸과 마음의 깊은 상처가 하루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며 정씨의 쾌유를 빌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정씨가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가족과도 다시 잘 지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가족관계 회복에 대해서도 응원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