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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부칼럼]②인권-6·2지방선거 장애인정책 5대 주요 어젠다
2010-06-04 09:17:00
관리자 조회수 2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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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의제

6·2지방선거 장애인정책 5대 주요 어젠다 - ②인권

안진환(장애인사회연구소장)

장애인 ‘인권’의 문제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복지국가로의 위상을 정립하는 핵심 요소이지만 아킬레스건처럼 가장 취약하고 가능하다면 꼭꼭 숨겨둔 채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분야일 지도 모르겠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모임인 G20의 회원국이며, 그에 걸맞은 경제규모 또한 갖춘 국가인데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있고, 올 7월부터는 장애인연금제도를 시행하는 국가인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아니 근대 시대부터 집요하게 사람들의 의식구조 속에 뿌리박혀 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만연해 있다.

국제적으로 인권에 대한 보장은 한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시민들 개개인의 인권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보장은 선진국 판별의 잣대이며, 복지국가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장애인이나 기타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신장에 대한 관심과 개선은 현대 복지국가 정책의 주요 지향점이자,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이다.

이제는 보편화된 상식인,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인간 사회의 계급구조,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 생산성이 부족한 장애인을 사회적 무능력자 또는 열등인으로만 인식함으로써 격리대상 혹은 시혜적 보호대상으로 개념화하고 고착화시켰다.

이에 UN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계기로 1970년에는 「장애인 재활 10년 선언」을 채택하였고, 1972년의 「정신지체인 권리 선언」과 1976년에는 1981년을 「국제 장애인의 해」로 설정하고 10년 행동계획을 채택한 바 있다.

국제적 선언이 내포하는 중요한 함의(含意)는 장애인의 존엄성 존중·생명 존중·생존권 존중이다. 특히, 1990년도에 제정된 미국장애인법(ADA)은 진일보하여 사회접근보장과 기회균등보장을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으며, 오늘날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가 추구하는 이념으로 보편화되었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정책에 관한 인권이념은 개인주의와 집합주의로 구별된다. 개인주의적 인권은 장애인의 시민적 인간가치를 천명하는 가치로써 장애라고 하는 문제로 어려움에 처할 경우 이를 해결하여 개인의 인권실현을 장애인복지 과정에서 실현하는 이념이다. 집합주의적 인권은 장애인도 공존할 수 있는 사회 실현을 천명하는 가치로써, 사회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장애인의 사회적 접근과 기회균등이 보장될 수 있는 ‘공존사회 실현’이 장애인 복지과정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이념이다.

두 인권 이념이 융합된 것이 통합주의적 장애인 복지 이념이며, 오늘날 장애인 복지 실현은 결과적으로 장애인 인권 보장을 최고의 가치로 설정해야 한다.

이번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사회연구소가 조사해서 발표한 <2010년 6·2지방선거를 대비한 전국 장애인 정치성향 및 정책공약 사전욕구조사 분석>을 보면 장애인유권자들은 인권(21.1%)의 문제를 건강권(25.8%) 다음으로 시급히 개선해야만 하는 권리라고 대답했다. 특히 20~30대의 경우에는 인권의 문제를 1순위로 꼽았다. 가장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장애인 연령층에게조차 우리 사회는 구조적이면서도 치밀한 방법으로 도처(노동, 교육, 문화 등)에서 차별을 감행하며 장애인당사자를 사회에서 밀어내고 있다는 반증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고령 장애인일수록 높은 ‘차별의 담장’에 공고한 형상으로 갇히게 되고 우리사회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수순으로 돌입한다. 고립무원의 처지인데다가 언제 허물어질지 기약도 없다. 비장애인 사회가 자행하는 온갖 차별적 요소가 구석구석에 뿌리박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 조례 제정, 여성장애인에 대한 임신·출산·양육 지원시스템 마련 및 모성권 보장, 장애인 인권문제 전담부서 및 장애인 인권특별위원회 신설 등 이번 6·2지방선거를 통해 우리가 각 지역사회에 요구하고 관철시켜야만 하는 인권의 문제는 첩첩이 산적해 있다. 물론 이러한 우리들의 주장과 요구들이 일시에 이뤄지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우리는 다만, 장애인계 모두가 느끼고 인식하는 인권에 대한 차별적 요소들을 정치판에 통렬히 지적함으로써 그들이 미처 간과하고 지나칠지도 모를 장애인 인권 상황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장애인 인권을 포함한 장애인 복지의 과제는 결과적으로 입법과 정책의 형태로 나타나고 구체화되어야만 한다. 입법을 통하여 장애인 정책을 제도화하고 차원 높은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법령의 정착화를 위한 정부 및 위정자들의 끊임없는 노력만이 장애인 인권이 새롭게 실현되고, 수준 높은 복지정책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1998년 12월 9일 장애인 인권헌장을 채택했으니 12년이 경과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의 인권문제는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인권위원회를 통해 드러나는 장애인 인권침해사례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우리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은 채 감추고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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